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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학개론] (10) 결혼 전 반드시 해봐야 할 것 2 “같이 읽을래?”

입력 : 2018-05-12 15:11:55 수정 : 2018-05-12 16: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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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을 찾는 예능을 표방한 자발적 고립 다큐멘터리 ‘숲속의 작은 집’에서 배우 소지섭(사진)은 해먹을 만들었다. 그 위에 누워서 따뜻한 햇살을 온몸으로 맞으며 그가 한마디 한다.
  
“여기서 책 읽다가 자면 행복할 것 같다.”
  
지난 3화에 결혼하기 전 반드시 해봐야 할 것들 중 ‘글쓰기’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글을 쓴다는 것이 그렇게 말처럼 쉬운가. 자기소개서 한 장 쓰기에도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글쓰기는 그 자체로 오랜 연습과 훈련이 필요한 기술이다. 영국의 문호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보다 더 슬픈 비극 중 하나가 글쓰기의 ‘괴로움’과 ‘어려움’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 쓰기가 힘들다면 읽는 것은 어떨까?

올해는 ‘책의 해’다. 굳이 책의 해가 아닐지라도 ‘독서’를 할 수 있는 환경과 여건은 차고 넘친다. 소지섭처럼 마음의 여유와 시간이 허락된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문제가 안 된다. 요즘은 전국 곳곳에서 쉽게 책을 빌릴 수 있고, 간편하게 스마트폰으로도 충분히 책(E-book)을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작년 한해 성인 10중 4명은 1년에 책을 단 한 권도 읽지 않았다고 한다. 지난해의 독서율은 1994년 처음 조사가 시작된 뒤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맘은 굴뚝같지만 선뜻 시작하기 힘든가 보다.
  
상대방의 생각과 의견을 알기 위해서는 ‘대화’가 필수조건이다. 주제와 맥락이 없는 일상적인 대화는 그냥 수다로 그치는 일이 잦다. 수다형 대화에서 서로 생각과 의견을 나누기란 쉽지 않다.

읽는 책을 확인할 수 있다면, 적어도 그 책에 대한 이야기라도 나누다 보면 상대를 파악하는데 굉장히 중요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 결혼 전 반드시 해야 할 것으로 ‘독서’를 꼽는 절대적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는 파리의 택시운전사’의 저자 홍세화는 그의 책 ‘생각의 좌표’에서 독서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사람은 그때까지 읽은 책이다”라는 말이 있다. 스페인의 한 작가는 이런 말을 했다. “우리는 모두 감옥생활을 하고 있다. 우리의 눈과 귀가 보고들을 수 있는 세계는 지극히 좁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감옥에 하나의 창이 나 있다. 놀랍게도 이 창은 모든 세계와 만나게 해준다. 바로 책이라는 이름의 창이다. 이렇게 폭넓은 독서를 바탕으로 토론과 직접 견문, 성찰을 통해 주체적으로 의식세계를 형성한 사람은 자기 삶에 책임을 질 줄 알며 아무리 팍팍한 세상이라도 당당할 수 있다.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리는 책을 읽으면서 생각과 의견을 정리하는 동안 주체적으로 의식체계를 형성하게 된다.

아는 커플은 주말마다 한 독서클럽에서 운영하는 책읽기 모임에 함께 다니고 있다. 거기서 책을 읽고 난 뒤 이야기를 나누거나 관련 도서를 다시 찾아보기도 한다고 한다. 더불어 좋은 강연이나 공부모임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이들은 올가을 결혼을 약속한 사이이고, 결혼 후 어떻게 살지를 두고 끊임없이 대화하고 있다. 이때 가장 큰 도움이 되는 것이 바로 ‘책’이라고 한다. 책을 함께 읽으며 상대의 생각과 의견을 듣고 계획을 수정하기도 하고, 더 나은 대안을 함께 찾기도 한다.
  
올봄, 꽃놀이도 좋고 즐거운 야외활동도 좋지만 소지섭처럼 햇살 좋은 카페나 야외에서 책 한권을 함께 읽는 근사하고 멋진 커플이 되어 보는 건 어떨까

이윤영 방송작가  blog.naver.com/rosa0509, bruch.co.kr/@rosa0509
사진=tvN ‘숲속의 작은 집’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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