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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놀이 ‘뺑파 게이트’로 돌아온 개그맨 심형래

입력 : 2018-05-07 21:18:40 수정 : 2018-05-07 21:1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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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주는 팬 덕에 마당극 도전… 해학과 풍자로 사회 부조리 비판” “아직도 저를 기억해 주는, 사랑해 주시는 팬들이 많이 있습니다. 저와 관련된 기사에 영구나 펭귄, 우뢰매 등을 언급하면서 댓글로 응원해 주세요. 제 과거 영상을 찾아서 인스타그램 등으로 알려주시는 팬들도 있어요. 이분들이 제가 꾸준히 활동할 수 있도록 힘을 주고 있어요. 아직도 심형래를 사랑해 주고 아껴 주시는 분들 덕분에 제가 있습니다.”

레전드 개그맨 심형래가 마당놀이 ‘뺑파 게이트’로 돌아왔다. 뺑파 게이트는 우리나라 대표 고전 ‘심청전’을 각색한 마당놀이다. 지난 4일 시작해 13일까지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다. 다음달 9일부터 10일까지는 부산 KBS 홀에서 열린다. 지난 1일 서울 뮤지컬하우스호연재에서 그를 만났다.

마당놀이 ‘뺑파 게이트’로 돌아온 심형래는 “저를 기억해 주고 사랑해 주는 팬들이 있기에 지금의 내가 있는 것”이라며 “함께 웃고 즐길 수 있는 놀이로 팬들 곁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제원 기자
“뺑파 게이트는 심청전 중 뺑덕어미에 집중한 작품이에요. 심 봉사가 공양미 삼백석을 받는데, 그걸 뺑파(뺑덕어미)가 애인인 봉사와 함께 훔치는 내용이죠. 웃음도, 해학도, 풍자도 있어요. 교훈은 당연히 담겨 있죠.”

심형래는 ‘인당수 사건’으로 갑부가 된 심 봉사의 돈을 노리는 황 봉사 ‘황칠’역을 맡았다. 개그맨으로 산 지 30여년이 넘었지만 마당극은 이번이 처음이다. 부담이 많았다.

“2달 정도 전에 공연기획사에서 참여해 달라고 연락이 왔는데 거절했어요. 마당극은 개그쇼랑 달라서 부담이 됐죠. 같이 출연하는 분들도 ‘레전드’라고 불릴 정도로 연기를 잘하는 분들이라 더욱 그랬고요.”

수차례 출연을 고사했던 심형래는 ‘부모님 세대가 즐길 거리를 만들어 보자’라는 설득에 함께했다.

“마당극은 전통시장 같은 곳에서 구경 온 사람들과 함께 노는 놀이와 같아요. 요즘에는 이런 여가활동이 없어요. TV 개그프로그램도 과거와 같지 않아요. 젊은이들 중심으로 진행돼 나이 있는 분들이 함께 웃을 수 없어요. 감독님께서 ‘부모님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연극을 만들어 보자’고 하셔서 함께 하게 됐어요.”

뺑파 게이트는 마당놀이에 담긴 해학과 풍자 정신은 그대로 살려냈다. 공공기관 채용비리와 문화 예술계 성폭력 등 부조리를 겨냥한 비판이 숨어 있다.

“웃기고 즐기는 것도 중요하지만 교훈도 담았어요. 예컨대 노름꾼인 심 봉사의 아들을 통해 청년실업과 최저임금 문제를 보여줘요. 그는 노름도 사업이라고 말해요. 청년실업에 일자리 부족, 임금은 적고…. 일을 해봐야 생계를 유지하기 힘드니까 차라리 노름을 통해 한 방에 인생을 역전한다고 하죠.”

심 봉사 아들 심창 역은 마당놀이 대부로 통하는 연극배우 윤문식이 연기한다. 심형래와 탤런트 김성환이 황 봉사 보황칠 역을, 탤런트 최주봉과 김진태가 심 봉사 역을 맡았다. 뺑파 역은 방송인 안문숙과 개그우먼 정은숙이 캐스팅됐다.

수십년을 사람들을 웃기고 울렸던 심형래에게도 마당놀이는 생소했다. 그는 “애드리브로 진행되는 개그와 달리 마당놀이는 온전히 대본을 따라야 해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어려움 때문일까. 심형래는 “본업인 개그맨으로 팬들 곁에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심형래가 거울을 보며 표정 연습을 하고 있다.
“오는 19일 부산에서 ‘2018 심형래쇼’를 진행해요. 지난해 10월부터 ‘심형래 유랑극단’이란 이름으로 공연을 하고 있어요. ‘유머1번지’에서 선보였던 콩트를 보여드렸는데, 배꼽이 빠질 정도로 좋아하셔요. 공연은 관객들과 저희가 모두 편하게 즐기려고 19금(미성년자 관람불가)으로 진행돼요.”

심형래는 영화에 대해서도 허심탄회하게 이야기했다. 그는 “디워2의 총괄지휘는 내가 하지만 연출은 직접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에서 먼저 함께하자고 연락이 왔어요. 중국인이 좋아하는 용이 나온 영화라서 그런가 봐요. 현재 이야기가 잘되고 있고 계약과 관련해서는 추후 발표할 예정입니다. 연출은 제가 직접 하지 않아요. 전문 영화감독을 섭외해 연출을 맡길 계획입니다.”

또한 영화 ‘퍼시픽 림: 업라이징’과 같이 투자를 빌미로 중국색을 강화시키려는 요구에 대해서는 “강요하면 (영화 제작 자체를) 안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전 세계에서 먹힐 수 있는 내용으로 가야 해요. 중국 시장을 노려서 일부 포함할 수 있지만, 그걸 강요하면 투자를 안 받을 거예요. 그렇게 거부한 게 3개나 돼요. 영화는 영화로 봐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제작도 안 할 겁니다.”

‘디워2’(디워: 미스테리즈 오브 더 드래곤)는 1969년 냉전시대, 인류 최초의 달 착륙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미국과 소련이 치열한 우주경쟁을 하는 시점을 그리고 있다. 2020년에 개봉할 예정이다.

이복진 기자 bo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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