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운딩 도중 허리통증을 이기지 못한 타이거 우즈가 페어웨이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
스포츠 스타들이 가장 조심해야 할 적은 '상대 선수' 혹은 팀이 아니라 '부상'이다.
라이벌에게 졌다면 다음에 또 이길 기회가 있지만 부상은 자칫하면 선수생명에 종지부를 찍게하고 팀이나 국가에 엄청난 상처를 안긴다.
특히 절정의 순간에는 자나 깨나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지난 3일 LA다저스 간판투수 류현진(31)도 또 부상 악령에 발목, 아닌 왼쪽 사타구니를 잡혀 무릎을 꿇고 말았다. 류현진 등 한참 잘나가던 스타들을 울게한 부상 악령을 살펴봤다.
△ 부상악령 류현진 어깨에서 팔꿈치→다리까지 내려와
2015년 5월 어깨수술을 받은 류현진이 휠체어를 탄 채 병원에서 퇴원하고 있다. |
류현진은 특유의 부드러움과 제구력을 바탕으로 2013시즌 메이저리그에 진출, 정상급 선발투수로 맹활약했다.
하지만 2015년 5월 왼쪽 어깨 관절와순 파열 수술을 받고 1년여를 쉬었다. 2016년엔 1경기만 뛴 뒤 팔꿈치 통증을 호소, 팔꿈치에 칼을 댔다.
이번엔 부상이 사타구니까지 내려왔다. 메이저리그 진출이래 가장 좋은 제구력을 과시하던 때였기에 안타깝기 그지 없다. 올 연말 FA선언을 눈앞에 두고 있는 류현진으로선 큰 돈을 놓칠 가능성마저 있다.
△ 박병호는 손가락 부상으로 기회조자 못잡고, 강정호는 무릎이
태클을 하는 상대와 부딪쳐 왼무릎을 다친 강정호가 팀 경기직전 관중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
한국프로야구 홈런왕이라는 타이틀을 안고 2016시즌 메이저리그(미네소타 트윈스)에 진출했던 박병호 4월에만 홈런 6개를 몰아치며 주목받았다. 이후 약점 노출로 허덕였으며 손가락부상까지 입어 마이너리그로 떨어진 뒤 다시는 기회가 없었다. 손가락 부상만 없었어도 위기를 탈출할 작은 가능성을 잡을 수 있었지만 부상으로 그마저 날려 버렸다.
2015시즌 미국으로 건너간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도 주목할 주전으로 주가를 날리던 그해 9월 18일 수비 도중 과격한 태클을 한 상대와 부딪쳐 왼쪽무릎을 크게 다쳤다. 수술과 재활 등으로 8개월여를 고생했다. 지금은 음주운전으로 경력이 강제 중단된 상태지만 그 때 부상이 없었다면 그는 꽃길만 걸었을 가능성이 높다.
△ 한국도 그도 모두 뼈아팠던 황선홍과 이동국의 '아이고 내 무릎'
1998년 6월 4일 중국과의 평가전서 중국GK의 무리한 태클을 피하려던 황선홍은 공중에 붕 뜬 뒤 내려오는 과정에서 무릎이 돌아가 버렸다. 이로인해 1998프랑스 월드컵에 단 1초도 뛰지 못했다. |
우리나라 축구대표팀 스트라이커 계보는 최정민-이회택-차범근-황선홍-이동국의 순으로 이어진다.
이들 중 황선홍과 이동국은 무릎부상에 한이 많다.
황선홍은 선수로서 절정의 감각을 보이던 1998년 6월4일 2018프랑스 월드컵 전초전으로 중국과의 평가전에 나섰다. 하지만 중국 골키퍼의 과격한 태클로 황선홍은 공중에 붕 뜬 뒤 떨어지면서 전방십자인대를 다쳐 월드컵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간판 골게터를 잃은 한국은 네덜란드에 0-5로 패하는 등 갈피를 잡지 못했다.
2002월드컵에 부름을 받지 못해 절치부심하던 이동국은 2006독일월드컵을 두달여 앞둔 4월 18일 K리그 경기 도중 쓰러져 전방십자인대 파열상을 입었다. 2006독일월드컵을 통해 명예회복을 하려던 그의 꿈도 같이 쓰러졌다. |
황선홍 빈자리를 19살의 나이로 메웠던 이동국도 2006년 독일월드컵을 두달 남긴 상황서 무릎을 잡고 쓰러졌다. 그해 4월 18일 역시 전방십자인대 파열상을 당해 눈물을 머금고 월드컵을 포기했다.
△ 두개의 심장 박지성도 부상에
박지성은 만 33까지 뛰어 선수로서 평균 수명을 다한 것처럼 보였지만 부상만 아니었다면 더 길게 더 좋은 활약을 펼칠 수 있었다.
2007년 오른무릎 수술을 한 박지성의 팀 우승행사에 참석한 모습 |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인 2006년 9월 왼쪽발목 부상에 따른 수술, 2007년 4월 오른무릎 수술이 이후 선수생활에 데미지를 남겼다.
△ 브라질을 울린 펠레와 네이마르 부상
전성기 시절 펠레의 드리블 모습. 당시 그를 막는 방법은 반칙밖에 없었다. 이 탓에 펠레는 두차례나 쓰러져 브라질 전체를 슬프게 만들었다. |
펠레는 축구역사상 가장 뛰어난 선수. 17살의 나이에 축구스타들의 집합체인 브라질에서 국가대표가 됐으며 월드컵을 3번이나 들어 올린 유일한 선수다.
펠레는 1966년 런던월드컵 조별예선 1차전 때 불가리아를 상대로 득점을 하고도 거친 태클에 부상을 입었다. 펠레가 없는 브라질은 헝가리에 1-3패를 당했다. 다급해진 브라질은 부상중인 펠레를 포르투갈전에 투입했으나 또다시 펠레가 상대 태클에 쓰러지는 바람에 1-3으로 져 예선탈락했다. 그 때가 브라질의 유일한 조별리그 탈락이다.
2014브라질월드컵 콜롬비아와의 8강전서 상대 수비수 무릎에 허리를 다친 네이마르가 들 것에 실려나오면서도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 |
현역 브라질 선수 중 최고스타인 네이마르도 2014브라질 월드컵 콜롬비아와의 8강전서 상대 수비수 무릎에 허리를 맞아 들것에 실려 나갔다.
허리 골절상을 당한 네이마르는 브라질이 결승에서 1-7로 대패하는 충격적인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 골프 황제 우즈도 허리 등 등
타이거 우즈는 골프 역사상 최고 스타 중 한명이다. 미PGA투어 메이저 14승을 포함해 통산 79승을 올렸으며 단 5명 뿐인 그랜드 슬래머(4대 메이저대회 모두 우승)이자 최연소 그랜드 슬래머이다.
타이거 우즈는 호쾌하고 힘찬 스윙으로 팬들의 인기를 한 몸에 모았다. 그러나 너무 강한 스윙이 그를 잡았다
2002년말 왼쪽무릎 전방십자인대 수술을 시작으로 오른쪽 아킬레스건, 왼쪽 아킬레스건, 왼쪽 팔꿈치 등 잦은 부상에 시달렸다.
특히 2014년 3월 혼다클래식 도중 허리통증을 느껴 기권한 뒤 두차례나 허리수술을 받아야 했다.
이후 우즈의 이름은 서서히 잊혀져 갔 .
2018시즌 들어 보다 부드러운 스윙으로 정상급 골퍼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예전의 그는, 분명 아니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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