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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현의세상속물리학] 드론의 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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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03 22:08:40 수정 : 2018-05-03 23:2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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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동 원리는 양력·추력·저항력·중력 / 흥미 유발하는 ‘드론 낚시’ 도전해보자
4차 산업혁명의 상징인 드론이 화제다. 작년 한 연예인이 회전날개가 네 개인 쿼드콥터형 드론을 이용해 낚시하는 모습을 보여줘 더욱 눈길을 끈 바 있다. 드론이 어느새 우리 생활의 일부로 자리 잡기 시작했음을 보여준 한 사례다.

드론은 보통 무인항공기를 총칭한다. 그런데 날개도 없는 드론이 자유자재로 움직이는 비결은 무엇일까. 드론을 포함해 하늘을 나는 모든 비행체에는 네 가지 힘이 작용한다. 비행체를 띄우는 양력, 비행체를 가속시키는 추력, 공기에 의한 저항력, 지구가 당기는 중력이다. 모든 거시적 물체처럼 드론도 뉴턴의 운동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 즉 힘을 받지 않는 드론은 정지해 있거나 등속으로 움직이며, 힘을 받으면 속도가 변하는 가속운동을 한다.

흔히 호버링(hovering)이라 불리는 드론의 공중 정지 상태를 들여다보면 드론이 공중에 가만히 떠 있기 위해서는 드론에 가해지는 힘이 상쇄돼 남아 있는 힘이 없어야 한다. 즉 드론을 아래로 당기는 중력을 정확히 상쇄할 양력이 필요하다. 이는 회전날개가 공기를 아래로 분출함에 따라 위로 생기는 반작용의 힘이 담당한다. 만약 회전날개가 더 빨리 돌아 반작용의 힘이 중력보다도 커진다면 드론은 하늘로 가속하며 상승할 것이다.

그럼 호버링 중인 드론을 수평으로 날아가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네 개의 회전 날개 중 뒤쪽에 위치한 두 날개의 회전속도를 높인다. 뒷부분에서 증가한 반작용으로 드론의 몸체가 기울어짐과 동시에 양력도 비스듬히 작용한다. 이 양력의 수직 성분은 중력과 상쇄되고 양력의 수평 성분은 추력이 돼 드론을 앞으로 움직인다. 물론 이 추력은 공기의 저항력을 이겨낼 정도로 커야 한다. 또한 드론의 회전을 생각해 볼 때 우리가 문의 손잡이를 당기면 문은 경첩을 중심으로 회전하며 열린다. 손잡이가 회전축에서 멀수록 문을 돌리기가 쉽듯이 힘이 작용하는 지점이 회전 중심에서 멀수록 회전시키기가 용이해진다.

드론에 달린 회전날개의 회전 방향은 같지 않다. 가령 한 대각선으로 놓여 마주한 두 날개가 시계 방향으로 돈다면 다른 대각선에 놓인 두 날개는 반시계 방향으로 돈다. 이 두 회전 방향의 균형으로 드론은 돌지 않고 안정적인 자세를 유지한다. 만약 시계 방향으로 도는 두 날개의 회전 속도만 더 높이면 어떻게 될까. 날개가 시계 방향으로 공기를 더 세게 휘저을수록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공기는 날개에 반시계 방향으로 더 큰 힘을 가한다. 이 힘이 드론의 중심에 대해 돌림힘으로 작용하면서 드론의 몸체를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시킨다.

이러한 원리로 자유롭게 조정되는 드론을 낚시에 이용하는 방법은 보통 두 가지다. 하나는 드론에 낚싯줄을 걸고 멀리 옮겨 물고기가 움직이는 지점에 바늘을 떨어뜨린 후 줄을 당기는 원거리 낚시 방식이다. 다른 하나는 드론이 낚싯줄을 물속으로 내리고 대기하다가 물고기가 바늘을 물면 잡아 올리는 방식이다. 그러나 후자의 방법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 낼 수 있는 최대 양력보다 더 큰 힘으로 줄을 당기는 물고기를 만나면 드론은 불행히도 아래로 가속돼 바다에 처박힐 것이기 때문이다.

푸른 오월이다. 12일 세계일보가 경기도 안산 대부도에서 국내 처음으로 드론낚시대회를 연다는데 한번 도전해보는 것은 어떨까.

고재현 한림대 교수·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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