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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세일즈맨' 김정은, '외교관' 트럼프… 빅딜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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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5-03 14:39:36 수정 : 2018-05-03 14: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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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달 중에 열릴 사상 첫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핵 문제를 놓고 빅딜에 성공할 가능성이 있다는 조심스러운 낙관론이 나오고 있다. 특히 두 지도자의 예측 불가능한 성격이 뜻밖의 결과를 끌어내는 결정적인 요인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의 정치 전문지 ‘폴리티코’는 2일(현지시간) “생각할 수 없는 일을 생각해야 한다”며 북·미 회담이 타결되고, 미국 민주당이 수세로 몰릴 수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의 경제 전문지 ‘포춘’은 이날 로저 베이커 스트래트포 부회장의 기고문을 통해 “김정은과 트럼프가 둘 다 비전통적인 인물이고, 이것이 딜을 성사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일간지 ‘볼티모어 선’은 이날 “트럼프가 김정은에 협상 교과서에 따라 접근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기업 전문지 ‘엔터프러너’는 이날 ‘김정은이 세계 최고의 세일즈맨인가’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김정은이 미치광이가 아니라 우리 모두에게 세일즈의 기본을 가르쳐주고 있다”고 보도했다.

◆‘세일즈맨’ 김정은

엔터프러너는 마크스 그룹 회장인 진 마크스의 기고문을 통해 “김정은이 지난 7년 동안 무자비한 독재자, 인권 침해자, 국제적인 범죄자, 꼬마 로켓맨으로 불렸다”면서 “그러나 이제 그를 세계 최고의 세일즈맨으로 불러야 하지 않겠느냐”고 지적했다. 마크스는 “김정은이 트럼프와 회담을 준비하면서 많은 영향력 있는 인사들의 생각과 세계 여론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송두리째 바꿔 놓았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은 한반도 비핵화, 종전 선언과 평화 협정 체결, 다른 나라와 관계 정상화를 약속했다. 마크스는 “사람들은 이제 그의 약속이 최소한 진심일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기에 이르렀다”면서 “이는 그의 과거 행적을 되돌아볼 때 놀라운 묘기가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마크스는 “김 위원장이 당분간 위협, 조롱, 협박을 포기하고, 세계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독재자가 되려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마크스는 “김 위원장은 자유세계에 그가 팔려고 하는 것을 내놓을 것이며 세계는 그것이 무엇이든 살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사람들의 기억은 결코 오래가는 것이 아니어서 김 위원장이 그동안 한 일을 다 잊어버리고, 김정은이 핵전쟁의 위기에서 세계를 구했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마크스가 주장했다.

◆‘외교관’ 트럼프

트럼프 대통령은 대북 정책이 오락가락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왔다. 그러나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그의 지난 행적을 되돌아보면 이는 김 위원장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는 고도의 협상 전략이었는 주장이 나왔다. 볼티모어 선의 객원 칼럼니스트 찰스 솔로웨이는 이날 트럼프의 대북 발언은 다분히 계산적이었다고 평가했다.

트럼프는 북한이 탄도 미사일 연쇄 발사로 긴장을 고조시킬 당시에 김 위원장을 ‘매우 똑똑한 친구’라고 칭찬해 주위를 어리둥절하게 했다. 솔로웨이는 “협상의 기본은 상대방의 환심을 사는 것”이라며 “트럼프는 김정은에게 약간의 아첨을 함으로써 그를 의미 있는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 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통한 고강도 대북 제재를 추진했던 것은 전형적인 ‘채찍과 당근’ 전략이라는 것이다. 국제 사회의 대북 제재 과정에서 일부 국가들이 속임수를 쓰기도 했지만, 트럼프는 대북 제재라는 ‘경제 채찍’을 확보해두는 효과를 거뒀다고 그가 평가했다.

트럼프가 한때 대북 대화를 추진하던 렉스 틸러슨 당시 국무장관에게 ‘시간 낭비하지 말아라’고 깎아내린 것은 ‘굿캅 배드캅’ 작전이었다는 것이다. 이는 북한이 굿캅의 권유대로 서둘러 대화에 응하도록 유도하려는 전략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트럼프가 또한 북한의 주요 핵·미사일 시설 등을 정밀 타격하는 ‘코피 전략’을 흘리고, ‘북한 완전 파괴’ 위협을 가하며 ‘핵 전쟁’ 불사 입장을 밝힌 것은 ‘강한 상대에게는 더 강하게 대하라’는 협상 교과서를 따른 것이라고 그가 설명했다.

◆김정은-트럼프 의기투합
베이커 스트래트포 부회장은 ‘포춘’지 기고문을 통해 북·미 관계와 북핵 문제를 기존의 분석 틀에 짜 맞추려 하면 오류를 범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역사와 과거 패턴이 새로운 환경에서도 영향을 미칠 수 있지만, 정치적 의지와 환경이 달라지면 과거와는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베이커는 “김 위원장이 그의 부친이나 조부와는 다른 재량권을 가지고 있는 3세대 지도자이고, 그는 이제 서방 세계와 교류를 통해 북한의 영향력을 확대하려 한다”고 주장했다.

베이커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와 만나 변화된 환경에 맞는 새로운 옵션을 검토하려 한다”면서 “남은 문제는 김 위원장의 변화가 미국의 정치 환경과 맞아떨어질 것인가 하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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