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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은수미, ‘조폭 출신 기업 대표’와 무슨 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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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27 10:07:47 수정 : 2018-07-22 09:09: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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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스토리] 성남 소재 기업, 은수미에 1년간 ‘운전기사 무상지원’ 의혹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가 경기도 성남 소재 중소기업으로부터 1년여간 운전기사를 무상으로 지원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7일 세계일보 취재 결과 해당 기업 대표는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최근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 및 뇌물죄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으로 확인돼 파장이 예상된다.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 페이스북 캡처
◆공천 당일 제기된 의혹…은수미 “자원봉사자인 줄”

“6·13 지방선거에서 압승하라는 당원과 시민들의 준엄한 명령이라 생각하겠다.”

은 후보는 26일 오전 이같은 입장문을 발표했다. 민주당 경기도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가 그를 성남시장 단일 후보로 공천한 직후였다.

그는 “은수미의 꿈과 비전은 100만 성남(시민)과 함께 한다. 시민이 시장이고, 시작도 끝도 시민”이라며 “온몸이 부서져라 뛰어 보답하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하지만 은 후보는 이날 오후 곤혹스러운 상황을 맞닥뜨렸다. 언론에서 은 후보의 ‘운전기사 무상 지원’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보도에 따르면 제보자 최모(36)씨는 2016년 6월부터 이듬해 5월까지 은 후보의 개인 기사로 일했다. 그는 기사로 일하며 월 200만원의 급여와 기름값 등 차량유지비를 받았는데, 최씨는 이 비용을 은 후보가 아닌 성남에 있는 한 기업이 지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최씨는 해당 기업이 2016년 12월 이후로 급여를 지급하지 않아 생계곤란으로 기사직을 그만두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은 후보는 최씨가 기사로 일한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최씨의 급여에 대해서는 금시초문이라고 해명했다. 은 후보 선거캠프의 최만식 대변인은 이날 세계일보와의 통화에서 “은 후보는 최씨를 단순히 자원봉사자라고 생각했다”며 “은 후보는 당시 최씨가 기업으로부터 월급을 받았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은 후보는 최씨가 지지자로서 1년여간 운전기사를 자원한 것으로 생각했다는 취지다.
한국무역협회(KITA)의 ‘트레이드코리아’ 사이트에 개제된 코마트레이드 기업 정보. 회사명 ‘KOMATRADE(코마트레이드)’와 대표자명 ‘Lee Junseok(이준석)’을 확인할 수 있다. 현재 코마트레이드의 홈페이지는 폐쇄된 상태이다. 온라인 캡처
◆최씨 월급 준 코마트레이드, 조폭 출신이 대표

최씨는 이날 ‘운전기사 무상 지원’ 의혹을 폭로한 이유를 “불안감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뉴스1을 통해 “급여를 못 받은 것도 억울한데, 은 후보 기사로 일했다는 이유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고 벌금을 맞을 수도 있다는 불안감에 관련 사실을 밝히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년치 월급을 받지 못한 피해자 입장임에도 오히려 자신이 수사대상에 오를 것을 우려한 것이다. 이는 최씨에게 급여를 지급한 회사의 대표가 현재 외환거래법 위반, 조세포탈 등 7∼8개의 범죄 혐의로 검찰에 구속기소됐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는 19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시절인 2015년 12월30일 코마트레이드의 이준석 대표(단체사진 기준 왼쪽 두 번째)와 회동했다. 회동에 참석한 한 성남지역 사업가는 자신의 SNS 계정에 은 후보와 찍은 사진과 함께 회동 일시, 장소, 회동 멤버 등을 적은 게시글을 올렸다. SNS 캡처
세계일보 취재 결과 해당 기업은 성남에 기반을 둔 무역회사이자 샤오미의 전 공식 총판인 ‘코마트레이드’, 회사 대표는 성남 기반 폭력조직인 ‘국제M파’ 출신의 이모(38)씨로 확인됐다. 이씨는 중국 청도 등에 사무실을 두고 불법 스포츠토토 사이트를 운영하며 140억원을 탈세한 혐의를 받아 지난해 초부터 도피 행각을 벌였고, 지난해 12월 중순 검찰에 붙잡혀 서울구치소에 구속됐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박재억 부장검사)는 지난 18일 이씨 등 일당 16명을 도박장소 개설 또는 조세포탈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겼다고 밝혔다. 이씨가 도피를 시작한 지난해 초는 최씨의 월급이 끊긴 2016년 12월과 시기가 일치한다.

이씨는 자신의 불법 사이트 운영 사건을 담당한 경찰을 매수한 혐의도 받고 있다. 사정당국 관계자는 “이씨는 국제M파를 운영하면서 성남의 한 경찰서 강력팀장에게 3700만원의 뇌물을 준 혐의가 있다”고 며 “이씨는 강력팀장의 아내를 코마트레이드 직원으로 채용해 3700만원의 급여를 지급했다”고 말했다.
코마트레이드 로고
◆이 대표, 2015년 말 은수미 만나 지지 표명

최씨는 이날 뉴스1을 통해 “K사 법인이사를 통해 은 후보를 소개받아 1년간 운전기사로 일했다”고 밝혔다. K사는 코마트레이드(KOMATRADE)이다. 그렇다면 코마트레이드는 왜 은 후보에게 운전기사를 지원한 걸까.

취재 결과 코마트레이드의 대표 이씨는 2015년 말부터 은 후보에 대한 지지를 표명한 것으로 드러났다. 당시 은 후보는 19대 비례대표 국회의원으로, 2016년 4월 총선에서 성남 중원구 국회의원 출마를 준비 중이었다. 이씨는 2015년 12월30일 성남지역 사업가 두 명과 함께 은 후보의 사무소를 찾아 은 후보와 회동했고, 지지의사를 밝혔다. 은 후보 측은 이와 관련해 통화에서 “총선을 앞두고 지역 사업가를 만났을 뿐”이라며 “그 이후 이씨를 따로 만나거나 연락한 적이 전혀 없다”고 해명했다.
구글 검색 기록에 남아있는 코마트레이드의 네이버 블로그 게시글. 온라인 캡처
그러나 온라인상에는 이씨가 회동 이후에도 은 후보를 직접적으로 지원한 정황이 남아있다. 구글 검색 결과 코마트레이드가 운영한 네이버 블로그의 게시글 중 “은수미 국회의원 북콘서트 출판기념회에 코마가 의전활동을…”이라는 제목의 문서가 확인됐다. 당해 1월14일 개제된 해당 문서에는 “은수미 국회의원 북콘서트 출판기념회 방문 현장” “KOMATRADE/ 출판기념회 의전활동 지원” 등의 문구가 적혀있다. 해당 블로그는 폐쇄된 상태다.

은 후보는 2016년 1월9일 성남시근로자종합복지관에서 ‘시민공감, 같이’라는 주제로 북콘서트를 개최한 바 있다. 은 후보 측 최 대변인은 “(북콘서트 지원 의혹과 관련해) 은 후보와 통화를 못했다”면서도 “당시 의전활동은 (은 후보의) 보좌관들이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해명했다.
더불어민주당 지관근 전 성남시장 예비후보가 지난 23일 성남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지 예비후보 제공
◆은수미-코마트레이드, 예고된 의혹?

민주당 성남시장 후보직과 관련해 코마트레이드가 언급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민주당 지관근 전 성남시장 예비후보는 지난 23일 성남시의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실 제가 (따로) 준비했던 기자회견 내용이 있었다”며 말문을 연 그는 “성남시와 국제파 조직원 이모씨, 그가 만든 코마트레이드와 관련된 내용을 말씀드리고자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뒤이어 “이 자리를 빌지 않더라도 언젠가는 밝혀질 문제이고 시민 여러분께서 후에 접하시고 판단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함구했다. 이에 일각에서는 지 전 예비후보는 당시 기자회견에서 은 후보와 코마트레이드의 유착 관계를 밝히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 전 예비후보는 이날 통화에서 “(기자회견과 관련해) 제가 지금은 할 얘기가 없다”고 즉답을 피했다.

지 전 예비후보는 기자회견에서 코마트레이드 관련 내용을 폭로하는 대신 “현재 위협받고 있는 저 지관근과 제 가족을 지켜주십시오”라고 호소했다. 그는 “며칠 새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저는 지난 17일 이재명 (경기지사) 후보 사퇴 촉구 기자회견을 통해 제 소신을 말씀드렸다”며 “이를 응원해주시는 분도 만났지만, 온갖 회유와 협박을 유무선 매체를 통해 듣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집 우체통을 뒤지는 사람을 발견하는 등 신변의 위협까지 겪었다”며 “아무리 선거가 전쟁이라지만 넘지 말아야할 선이 있다. 그 선을 넘는 세력으로부터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은수미 성남시장 후보가 19대 비례대표 국회의원 시절인 2016년 2월 여의도 국회에서 테러방지법의 본회의 처리를 막기 위해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 방해)를 진행하고 있다. 당시 은 후보는 10시간18분 동안 발언해 화제를 모았다. 뉴스1
◆‘기사 무상지원’ , 선거 대형 변수 될까

은 후보와 코마트레이드, 대표 이씨를 둘러싼 의혹은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성남시장 선거에 대형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직 운전기사 최씨의 증언이 사실로 밝혀질 경우 은 후보는 최씨의 급여에 대한 사전 인지 여부를 떠나 불법 정치자금 수수로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분석에서다. 또 출마 지역 소재 기업과의 유착설이 고착화되면 공직자로서 도덕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세계일보는 은 후보로부터 직접 해명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이동수 기자 samenumbe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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