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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도 연구원으로 위장…환경 R&D 지원금 81억 '꿀꺽' 들통

입력 : 2018-04-25 13:43:16 수정 : 2018-04-25 13:4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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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중앙환경사범수사단, 올해 1∼3월 환경산업기술원 감찰
기업·기관 46곳, 국고 지원금 81억 가로채…검찰에 수사 의뢰
환경 관련 기업과 기관 46곳이 문서를 조작하는 등의 수법으로 80억 원 넘는 국고 지원금을 부당하게 받아낸 정황이 환경부의 첫 특별감찰을 통해 드러났다.

환경부 중앙환경사범수사단은 2014∼2017년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서 추진한 총 952건 약 6천966억 원의 연구개발 사업에 대해 올해 1월 17일부터 3월 9일까지 감찰한 결과를 25일 공개했다.

그동안 감사실 차원에서 감사가 이뤄지기는 했지만, 연구개발(R&D) 분야를 특별감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찰 결과, 수사단은 연구개발 사업을 수행한 기관·기업 46곳에 대해 81억 원가량의 국고 지원금을 받아 가로챈 것으로 보이는 147건을 적발해 지난달 15일 '환경 분야 중점 검찰청'인 의정부지검에 수사를 의뢰했다.

이번 감찰에서 적발된 기관과 기업들은 연구원들이 R&D에 참여한 것처럼 속이는 등 총 20건에 걸쳐 약 37억 원의 인건비를 기술원으로부터 부당하게 수령한 의혹을 받는다.

이 가운데 한 대학 산학협력단은 2012년 5월부터 지난해 3월 말까지 환경기후변화 관련 연구개발을 추진하면서 협약을 체결하지 않은 9개 기관의 연구원 25명이 연구에 참여한 것처럼 거짓으로 계획서를 작성해 기술원의 승인을 받는 수법으로 약 8억8천만 원의 인건비를 받아낸 정황이 드러났다.

특히, 아무런 역할이 없는 학생까지 연구원인 척 포함해 해외출장에 데려가는 등 연평균 30회(총 148회)에 걸쳐 약 7억8천만 원을 과다하게 집행했다.

김현 수사단 팀장은 "이 산학협력단은 단순 박람회나 전시회같이 연구목적과는 동떨어진 한 달 이상의 장기 해외출장 등으로 지원금을 받아간 것으로 의심된다"며 "학생들의 계좌 추적 등이 필요해서 수사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일부 기관이나 기업은 연구기자재를 시장 가격보다 최대 300% 부풀리거나 원래 있던 것을 새로 구매한 것처럼 속이는 등 약 44억 원(총 127건) 상당의 연구기자재 구매비도 부당하게 수령한 정황이 포착됐다.

김 팀장은 "의혹이 사실로 밝혀진다면 업무상 횡령과 배임에 해당한다"며 "지원금 반환을 거부하면 10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환경부는 감찰 결과를 토대로 R&D 지원금 부당수령 등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안을 올해 안으로 마련해 시행할 계획이다.

특히 연구장비 구매 대금을 기술원에 청구할 때 단순히 품명만 기재하던 종전 방식에서 더 나아가 모델명, 제품 일련번호까지 반드시 기재하도록 해 이중 청구 등을 방지할 예정이다.

기술원의 연구기자재 현장 확인을 정례화하고, 민간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공동 점검제 등의 도입도 검토할 계획이다.

아울러 기자재 구매 대금 편취를 예방하기 위해 국가과학기술지식정보서비스(NTIS) 등록 대상을 기존 3천만 원 이상 연구장비에서 1천만 원 이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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