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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론, 희망찬 미래로 날다] 농약 살포·작황 분석… ‘스마트 농업’ 첨병으로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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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24 19:17:51 수정 : 2018-04-24 19:5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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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이끄는 농업용 드론 / 작물 생산량 늘리고 손상 줄여 인기 / 2016년 세계 판매 드론 중 46% 차지 / 미래 상용 드론 시장 80% 차지 전망 / 국내 26개 모델 1000여대 판매·이용 / 작업 시간 10분의 1로 ↓… 인력난 숨통 / 대당 수천만원 불구 적잖은 수요 발생 / 병해충 포집·종자 살포 등 기능 다양 / 사물인터넷 통해 다른 농기계와 협업 / “영농 자동화 확대 농촌 미래 바꿀 것”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2050년 세계인구가 90억명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하면서 식량 부족 현상이 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지금보다 70%의 식량을 증산해야 식량 부족을 막을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기후변화 등으로 농축산물의 생산량에 악영향을 주는 병해충이 늘고, 각종 재해도 빈번해 상황은 그리 녹록지 않다.

늘어나는 농산물 수요를 맞추고 농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려면 농업 분야의 혁신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드론이 이런 역할을 이끌 것으로 내다봤다. 2014년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출판하는 잡지 ‘테크놀로지 리뷰’는 농업용 드론을 향후 10년 내 세상을 바꿀 혁신기술 10가지 중 하나로 꼽았다. 잡지는 농업용 드론이 작물의 생산량을 늘리고 작물 손상도 줄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드론은 이미 농업 분야에 상당 부분 스며들었다. 특히 농업의 규모화가 진행된 미국과 유럽 등지에서는 농약 살포, 파종 등은 물론이고 생육환경 분석, 농지 면적 분석 등 다방면으로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인 주니퍼 리서치는 2016년에 판매된 드론 중 46%를 농업용으로 추정했다. 농업용 드론 시장의 전망도 밝다. 국제무인비행시스템협회(AUVSI)는 보고서에서 농업용 드론이 미래 상업용 드론 시장의 약 80%를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나라는 아직 걸음마 단계이지만 드론의 활용도가 늘어나면 고질적인 농촌의 노동력 부족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첨단 농업 분야의 첨병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2016년 7월 전남 고흥군 풍양면에서 열린 농업용 드론 시연회에서 농업인들과 관계자들이 드론의 병해충 방제 살포기술을 보고 있다.
농촌진흥청 제공

◆농촌에 드론 뜨니…노동시간 ‘뚝’

우리나라 농촌에서도 읍·면 단위 또는 영농조합 등 다소 규모가 큰 농가를 중심으로 드론을 활용하고 있다. 이들 드론은 국내 드론제작업체와 조립업체 등을 통해 상당 부분 상용화가 진행된 상태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에서 2016년 8월부터 검정을 거쳐 적합 판정을 내린 농업용 드론(무인항공 살포기)은 지난 20일 기준 총 17개사, 26개 모델이 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판매·보급된 농업용 드론은 1000대 이상으로 추정된다. 농업용 드론의 가격은 대당 2000만∼4000만원으로 고가이지만 적잖은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이는 노동력으로 영농 작업을 할 경우와 비교할 때 드론이 비용이나 시간 측면에서 큰 효과를 보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정부와 지자체가 농업용 드론 구입비의 일정 부분을 융자로 지원해주면서 수요는 점점 더 늘고 있다.

현재 농업용 드론은 대부분 방제 작업, 즉 농약 살포 작업에 쓰인다. 앞으로는 벼 직파 재배나 비료 살포 등에도 농업용 드론이 자주 쓰이는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농업용 드론 유통·판매 업체인 한아에코와이드 김용석 이사는 “드론 구입 등 초기 비용이 들지만 노동력을 크게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작업 시간도 10분의 1 이상으로 줄고 넓은 지역을 동시에 방제하는 효과도 있다”고 말했다. 

◆농업용 드론 가능성 ‘무궁무진’

2017년 7월 국내 최대 고랭지배추 생산지인 강원도 강릉 안반덕(안반데기) 상공에 드론이 떠올랐다. 프로펠러가 달린 일반적인 회전익 드론과 달리 비행기처럼 양쪽에 날개가 달린 고정익 드론이다. 이 드론의 목적은 고랭지배추의 작황 분석이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은 이 드론에 장착된 근적외선 카메라와 가시광선 카메라를 통해 공중에서 사진을 찍고, 이미지를 분석해 배추의 생육상태를 파악했다. 시든 배추는 그렇지 않은 배추보다 근적외선을 적게 반사하는 원리를 이용한다. 배춧잎의 크기 등을 측정해 잘 자라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이런 정보로 그해 출하되는 고랭지배추의 생산량을 어느 정도 가늠할 수 있다. 고랭지배추의 생산량은 김장철 배추 가격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생산량을 예측하면 수급 대책을 세울 수 있다. 해당 지역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돼서 일어난다면 원인 파악과 해결책도 모색할 수 있다.

안반덕 고랭지배추밭의 면적은 여의도의 절반 정도인 137㏊에 달하지만, 드론을 이용하면 한 시간 정도면 전체 작황을 파악할 수 있는 고해상도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필요하다면 매일 드론을 날려 분석할 수도 있다. 사람이 일일이 돌아다니며 확인하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기존의 고랭지배추 작황 분석에도 위성사진이 이용됐지만, 이미지를 사들이는 가격이 비싸고, 기상 악화로 구름 등에 가려지면 제대로 된 이미지를 얻을 수 없는 단점이 있었다.

농과원은 배추뿐 아니라 5대 기간 채소 무, 마늘, 양파의 작황 분석 등과 관련한 연구과제를 수행하고 있다. 올해는 고추밭에도 처음 드론을 띄운다.

농업에서 드론의 역할은 이외에도 무궁무진하다. 흡입기를 부착해 작물의 병해충을 포집, 분석하는 역할을 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초분광 센서, 열 센서 등을 활용하면 작물의 수분 부족 상태 등도 파악할 수 있다. 지형이나 작황 분석에 따라 적정량의 종자를 뿌리거나 방제할 수 있다. 사물인터넷(IOT)을 통해 무인 트랙터 등 다른 농기계와 연결해 함께 작업을 수행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이다.

농진청 관계자는 “드론의 다양한 기능 개발이 이뤄지면서 노동력과 비용을 절감하는 것은 물론 영농 자체가 상당 부분 자동화하는 것도 기대할 수 있다”며 “머지않은 미래에 드론이 농촌의 풍경을 바꿀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우 기자 woo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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