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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고용없는 성장' 심화… 일자리도 진화가 필요하다

입력 : 2018-04-23 21:11:54 수정 : 2018-04-23 21:55: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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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P대비 취업자 수 ‘역대최저’ / 2017년, 경제성장률 3%대 회복 불구 취업계수 17.2명으로 감소 / 자동화 고려해도 하락속도 빨라 / 올 생산가능인구 취업률 66.7% / 스위스 80·일본 76%와 큰 차이 / “비정규직 제로화·최저임금 인상… 고용감소·생산위축 등 역효과… 고부가 서비스업 규제 완화 필요”
경제성장이 일자리 증가로 이어지지 않는 ‘고용없는 성장’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걸맞은 과감한 규제완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23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3%대 회복에 성공했지만 취업계수는 1년 전보다 오히려 0.2명 줄어든 17.2명으로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 취업계수는 국내총생산(GDP) 10억원 생산에 필요한 취업자 수를 수치화한 것으로 직접적인 고용 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다.

1990년 49명에 달하던 취업계수는 외환위기 당시인 1997년(29.6명) 급전직하한 뒤 줄곧 내리막길을 걸었다.

취업계수 하락은 AI(인공지능)도입 등 기술 발달, 생산 시스템 고도화에 따라 불가피한 측면이 있지만 전문가들은 가파른 하락속도가 문제라고 분석한다.

경제성장률과 취업자 증가율의 격차는 좀체 좁혀지지 않고 있다. 둘 간의 격차는 2014년 0.9%포인트까지 줄어들었으나 2015년 1.7%포인트로 다시 벌어졌고 2016년엔 2.0%포인트까지 확대됐다. 지난해에도 경제성장률은 3.1%를 기록해 2014년(3.3%) 이후 처음으로 3%대 성장했지만 취업자는 2672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일자리 정부를 자처한 문재인정부에서도 청년(15~29세) 실업률은 지난해 9.8%로 사상 최고치를 육박했다. 당분간 고용상황이 경제회복세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은행은 지난 12일 3개월 만에 새 경제전망을 하며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유지했지만 취업자 증가 예상치는 30만명 수준에서 26만명으로 낮춰 잡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가장 최근 집계 기준 회원국 취업률 통계에 따르면 올해 2월 말 기준 우리나라의 생산가능인구 대비 취업률은 66.7%로 상위권에 속하는 스위스(80.0%), 뉴질랜드(77.4%), 일본(76.3%)과 차이가 크게 벌어진다.

취업자 수가 예상치보다 밑도는 주요 원인으로는 고착화된 저출산에 따른 생산연령 감소와 조선, 해운 등 주력산업의 구조조정 여파가 꼽힌다. 이와 함께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화와 최저임금 인상 등을 기조로 한 문재인정부의 일자리 정책이 공급 측의 일자리 창출의지를 약화시키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정년연장 정책이 공공 일자리 분야에 본격 적용되면 오히려 GDP 성장을 저해하고 다른 산업의 부가가치 창출에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왔다. 남상호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과 임용빈 연구원은 이날 발표한 ‘정년연장의 파급효과 분석’ 보고서를 통해 “공공행정·국방 정년연장은 다른 산업의 고용을 감소시키고 생산을 위축시키는 등 역효과가 더 크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공공 일자리의 정년연장이 다른 산업의 고용을 흡수하는 효과가 더 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정근 한국금융ICT융합학회장은 “4차 산업혁명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신산업이 지속적으로 창출되고 일자리 역시 진화해야 하는데 각종 규제가 이를 막고 있다”며 “AI 도입 등으로 산업이 자동화되어도 고부가가치 영역을 개척할 수 있다면 오히려 양질의 일자리를 늘릴 수 있다”고 언급했다. 김준영 한국고용정보원 e현장행정지원팀장은 “그나마 취업계수가 높은 산업은 서비스업”이라며 “서비스업을 활성화하고 고부가가치 서비스업 발달을 위해 규제를 푸는 등 장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라윤, 세종=안용성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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