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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핵·미사일 폐기 언급 안 한 김정은의 노림수는?

입력 : 2018-04-22 18:54:23 수정 : 2018-04-22 23: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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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 대화서 주요 쟁점 예상 / 北 “위협 없는 한 핵 사용하지 않을것” / 이미 10∼20기 완성 핵무기 보유추정 / 폐기 않을땐 비핵화협상 걸림돌 우려 / 발사 중단 중장거리미사일·ICBM 두 개 모두 괌·미국 본토 사정권에 / 美와 물밑교섭서 사전교감 있은 듯
북한이 핵실험과 중거리탄도미사일(IRBM·북한식 표현으로는 중장거리미사일)·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 발사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으나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여부는 기존에 생산·완성·보유한 핵·ICBM 폐기에 달려 있다.

조선노동당 중앙위 제7기 제3차 전원회의가 20일 채택한 결정서는 추가적인 핵실험이나 중거리·ICBM 발사 중단을 언급하면서 “우리 국가에 대한 핵 위협이나 핵 도발이 없는 한 핵무기를 절대로 사용하지 않을 것이며 그 어떤 경우에도 핵무기와 핵기술을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미 개발한 핵무기와 그 운반수단인 ICBM은 당장 폐기하지 않겠다는 것을 시사한 것이다. 북한이 6차례 실시한 핵실험 과정에서 완성한 핵무기의 보유를 향후 협상 테이블에서 계속 고집하면 향후 북·미 비핵화 대화의 걸림돌이 될 수도 있는 대목이다.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인 화성-15가 지난 2월8일 김일성 광장에서 진행된 건군절 70주년 열병식에서 이동식발사차량(TEL)에 실려 이동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미 10~20기의 핵무기를 완성해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오는 2020년까지 최소 20기에서 최대 100기 정도 개발할 핵물질을 보유할 것이란 예측도 있었다.

국방부는 국방백서(2016)를 통해 북한이 핵탄두를 만들 수 있는 물질인 플루토늄을 50여㎏ 보유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다 북한은 2010년 말 이후 연간 최대 40㎏의 고농축우라늄(HEU) 생산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에 따라 북한의 핵 동결 선언 이후 향후 비핵화 협상에서는 완성된 핵무기를 비롯해 핵물질 보유시설 및 보유량, HEU 시설 등이 모두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의 기존에 개발한 핵무기 폐기 의사 여부는 북한의 CVID(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의지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전망이다.
결정서 채택 만장일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주석단 왼쪽 두 번째) 등 조선노동당 중앙위원들이 20일 열린 당 중앙위 제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오른손을 들어 핵실험·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 중단과 경제건설 총력노선을 선언한 결정서 채택에 만장일치로 찬성하고 있다. 주석단 왼쪽부터 당 정치국 상무위원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 위원장, 최룡해 당 중앙위 부위원장, 박봉주 내각 총리. 맨왼쪽 황병서 자리는 치워지지 않고 빈자리로 남아 있어 완전히 숙청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평양=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ICBM도 민감하다. 북한은 지난해 11월 29일 ICBM 화성-15형 시험발사 성공 후에는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북한이 기술적으로 핵 무력을 완성했는지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ICBM 완성을 판단하는 4대 기준은 △사거리 △단(段)분리 △재진입 기술 △종말유도 기술이다. 우리 군 당국은 대기권 재진입, 종말단계 정밀유도 등에 대한 추가 검증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사거리에 따른 미사일 분류 기준에 대한 국제적 합의는 없지만 미국은 일반적으로 탄도미사일 종류를 단거리(1000㎞ 이하), 준중거리(MRBM·1000∼3000㎞), 중거리(IRBM·3000∼5000㎞), ICBM(5500㎞ 이상)으로 구분한다.

북한이 추가 발사 중단을 선언한 중거리 미사일은 미국령 괌(3400㎞)을 사정권에 두고 있고, ICBM은 평양에서 7000㎞ 떨어진 하와이는 물론 미국 본토가 타격권에 포함된다. 괌과 하와이 모두 미군 기지가 있는 곳이다.

북한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둔 시점에서 굳이 중거리미사일과 ICBM을 특정해 추가 발사를 중단하겠다고 나온 것은 향후 미국과의 비핵화 협상 테이블에서 이 두 가지 미사일을 협상 대상으로 삼겠다는 사전 포석으로도 볼 수 있다.

홍민 통일연구원 북한연구실장은 “북·미정상회담을 앞둔 미국과의 물밑교섭에서 최소한 중장거리 미사일까지는 폐기하는 방향으로 사전 교감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며 “다만 그동안 만들어놓고 실전 배치한 미사일까지 포함하는 것인지 여부는 불확실하고 기존에 보유한 핵·미사일의 폐기 문제가 북·미 간 협상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서 기자 spice7@segye.com,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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