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회장 집무실 방음공사” 논란엔/ 대한항공 “시설 점검했을 뿐”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甲)질’ 파문이 한진그룹 총수 일가 전체로 번지고 있다. 관세청은 관세 포탈 혐의로 총수 일가를 정조준하고 있고, 이들의 불법·비리 의혹 사례에 대한 대한항공 직원들의 제보도 쇄도하고 있다. 청와대 사이트에는 ‘대한항공 사명과 로고를 변경해 달라’, ‘국적기 자격을 박탈하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그러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은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조현아·현민 자매가 그룹 경영에서 손을 떼게 하는 고강도 수습책을 내놨다. 차녀인 조 전무의 ‘갑질’ 논란이 불거진 지 열흘 만이다.
관세청 관계자들이 21일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자택 3곳을 압수수색한 뒤 압수 물품을 차량에 싣고 있다. 연합뉴스 |
이번 압수수색으로 신용카드 내역 분석, 제보 내용 확인 등 사실관계 확인 차원에서 진행되던 관세청의 내사는 정식 조사로 전환됐다. 관세청 관계자는 “재벌 총수를 상대로 한 관세청의 압수수색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고 있다”며 “조사 과정에서 필요할 경우 한진 일가 3남매 등 관계자를 직접 소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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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팅방 참가자들은 총수 일가와 관련한 ‘폭언 녹취 파일’ ‘갑질·폭력·부당한 업무지시’ ‘강등·퇴사 등 부당 인사’ ‘세관 통과·탈세·비자금’ ‘국토교통부 관련 비리·비위’ 등을 최우선으로 제보하고 있다. 이 채팅방에서는 대한항공의 객실·운항·정비·일반·화물 등 직무별 직원들이 모두 참여해 다양한 제보가 쏟아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들은 민감한 제보나 개인정보가 담긴 구체적인 증거 자료 등은 보안성이 뛰어난 텔레그램으로 따로 수집·정리해 언론과 수사기관에 제공하고 있다.
이날 조 전무의 ‘갑질’ 파문이 확산하자 조 회장이 자신의 집무실에 방음공사를 했다는 제보도 오픈 채팅방에서 거론됐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지난 20∼21일 서울 강서구 공항동 본사 7층에 있는 조 회장 집무실을 포함해 중역실 전체를 대상으로 일상적인 시설을 점검한 적은 있다”면서도 “중역실은 직원들과 격리된 곳이어서 별도 방음공사를 할 필요가 없고 그런 사실도 없다”고 해명했다.
김선영·박영준 기자 00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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