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달러 환율에 대해 크게 우려하지 않는 첫 번째 이유는 이 변수가 일본 기업들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감소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과거의 추이만 놓고 보면 일본 기업들의 실적전망치와 엔·달러 환율 동향이 매우 비슷한 궤도를 그리며 움직여 왔음이 사실이다. 하지만 2017년 이후 추세를 비교해보면 엔·달러 환율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일본 기업들의 주당순이익 추정치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음이 분명해진다. 환율 변화가 일본 기업들의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과거 대비 줄어들고 있음을 방증하는 지표이다.
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
엔·달러 환율이라는 외부 요인을 제외하고 생각해 보면 일본 주식시장의 가격 매력은 매우 분명해진다. 올해 말 예상실적 기준 토픽스지수의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불과 13.8배 수준이다. 동일한 기준 선진국 주식시장의 PER인 16.1배 대비 14% 할인된 수치이다. 과거 5년 평균치와 비교해 봐도 6% 할인된 수치로서 역시 너무 저평가된 상태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단기적으로만 보면 세계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 정치적 불확실성 등이 일본 주식시장의 부담으로 남을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나 이런 요인들은 단기적인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뿐, 일본 기업들의 장기적인 가치에 미치는 영향은 크지 않다. 토픽스지수 기준 1700대 중반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일본 주식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매력적인 구간이라는 기존의 의견을 유지한다.
김도현 삼성증권 수석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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