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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학개론] (7) 사랑은 표현하는 거야, 아끼면 똥 된다!

입력 : 2018-04-21 16:49:22 수정 : 1970-01-01 09: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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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2TV '안녕하세요' 캡처

이번주 내내 개그우먼 이영자의 말이 포털사이트의 메인을 장식했다. KBS 2TV의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에서 사랑 표현에 서툰 부모에게 다음과 같은 조언을 했는데, 화제가 된 것이다.

“50년을 산 제가 아직도 방황한다. 단 한 번도 아버지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나이 50에 나는 여전히 방황한다.”
 
항상 웃음을 주는 그녀였기에 이렇게 울먹이며 했던 뜻밖의 고백에 일순간 방청객은 물론이고 시청자의 마음마저 먹먹해졌다.  

우리는 사랑 표현에 참 인색하다. 사랑한다고 말하면 어디 큰 일이라도 나는 사람마냥 애써 외면하고, 아닌 척하고, 오히려 화를 내기도 한다.

사랑한다는 말은
가시덤불 속에 핀
하얀 찔레꽃
사랑한다는 말은
한자락 바람에도
문득 흔들리는 나뭇가지
사랑한다는 말은
무수한 별들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거대한 밤하늘이다.

어둠속에서도
환히 빛나고
절망속에서도
키가 크는
한마디의 말
그 얼마나 놀랍고도

황홀한 고백인가
우리가 서로 사랑한다는 말은

-‘사랑한다는 말’(이해인 수녀 지음) 중에서


팔순이 다 된 아버지는 50년을 함께 산 늙은 아내에게 ‘사랑한다’는 말 대신 ‘고맙다’는 말을 서툴게 전한다. 다섯명의 자식을 건사하고, 세명의 동생과 아내 그리고 자신의 부모까지 책임져야 했던 그는 ‘사랑한다’는 말보다 열심히 일을 하고, 가족을 돌보는 일이 ‘사랑 표현’이라고 여겼다. 그런 남편이 못내 서운하지만 잠시라도 집을 비우면 끼니를 거를까, 밤길 운전에 사고라도 나지 않을까 칠순의 늙은 아내는 잔소리를 달고 산다. 우리 부모의 이야기다.


사랑은 표현해줘야 한다. 아버지가 못하면 어머니라도 해야 하고, 남편이 못하면 아내라도 해야 한다. 자식이 못하면 부모라도! 사랑  앞에선 권위도, 권력도 없다. 그저 표현하고 행동하면 된다.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건 사랑이 아니라 ‘눈치’다. 사랑을 많이 받은 아이에게 세상을 살아갈 힘이 생기고, 고난과 역경을 만나도 씩씩하게 헤쳐나갈 ‘무기’가 생긴다.

사랑! 그까이꺼~ 아끼지 말고 표현하고 드러내고 살자. 돈 드는 것도 아니고, 아끼면 진짜 똥 된다. 제발 마구 남발하자! 자나 깨나 수시로 말하자.

이 글을 읽는 독자분 사랑합니다.

글=이윤영 방송작가  instagram.com/bookwriter7, blog.naver.com/rosa0509, bruch.co.kr/@rosa0509
일러스트=김민아 스튜디오 금 대표 instagram.com/studio_geum, blog.naver.com/mina_hea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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