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벵거, 22년 만에 아스널 지휘봉 반납…"지금이 떠날 적기"

입력 : 2018-04-21 00:23:29 수정 : 2018-04-21 00:23:28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1996년 10월 아스널 감독 취임…우승 트로피만 17개
후임 사령탑에 비에이라 뉴욕시티FC 감독 등 물망
22년 동안 정들었던 아스널과 작별을 발표한 아르센 벵거 감독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의 '명장' 아르센 벵거(69·프랑스) 감독이 22년 만에 지휘봉을 반납하고 팀과 작별한다.

벵거 감독은 20일(한국시간) 아스널 홈페이지를 통해 "구단과 신중하게 고민하고 협의한 끝에 이번 시즌을 끝으로 감독직에서 내려오는 게 가장 적당한 시점이라고 느꼈다"라며 "많은 세월 동안 아스널을 이끌 특권을 가졌던 것에 감사한다"고 사퇴 의지를 밝혔다.

그는 "그동안 헌신과 진실함으로 팀을 이끌어왔다"라며 "팀을 특별한 구단으로 만들어준 스태프와 선수들은 물론 팬들에게도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다. 팬들은 팀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후원해주기를 바란다. 아스널에 대한 나의 사랑과 지지는 영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1996년 10월 1일 아스널의 사령탑을 맡은 벵거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3차례 우승(1997-1998, 2001-2002, 2003-2004), FA컵 7차례 우승(1997-1998, 2001-2002, 2002-2003, 2004-2005, 2013-2014, 2014-2015, 2016-2017), FA 커뮤니티 실드 7차례 우승(1998년, 1999년, 2002년, 2004년, 2014년, 2015년, 2017년) 등 아스널에 총 17개의 우승 트로피를 안겨줬다.

특히 2003-2004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26승12무(승점 90)로 아스널의 '무패 우승'을 이끌어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르센 벵거 감독의 사임 소식을 전한 아스널 구단 트위터 캡처

이를 발판 삼아 웽거 감독은 프리미어리그 '이달의 감독'에 15차례나 선정됐고, 프리미어리그 '올해의 감독'에도 3차례(1998년·2002년·2004년)나 오르면서 세계적인 명장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하지만 벵거 감독은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서 5위에 그쳐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따내지 못하면서 팬들로부터 강력한 사퇴 요구에 직면했다.

특히 지난해 시즌 막판에는 팬들이 트럭에 '벵거 안에서 우리는 녹이 슬고 있다', '지금이 벵거 감독 퇴진의 적기'라는 문구들이 쓰인 대형 광고판을 싣고 런던 시내를 질주하며 퇴진을 압박했다.

또 경기장 상공에 벵거 감독의 퇴진을 요구하는 플래카드를 단 경비행기까지 띄우는 등 퇴진 운동의 수위도 한층 높아졌다.

이런 가운데 아스널은 이번 시즌에도 단 4경기를 남긴 가운데 6위에 그쳐 UEFA 유로파리그 2차 예선 출전권 확보도 쉽지 않은 상황에 몰렸고, 결국 벵거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22년 만에 아스널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영국 PA 통신에 따르면 벵거 감독은 구단에 자신의 사임 의사를 선수들에게 먼저 알린 뒤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도록 요청했다.

벵거 감독은 이날 런던 콜니 훈련장에서 훈련에 앞서 자신의 사임 의사를 선수들에게 통보했고, 구단은 곧바로 홈페이지에 벵거 감독의 사임 소식을 공개했다.

아스널의 후임 감독으로는 애제자인 파트리크 비에이라(42) 뉴욕시티FC 감독이 유력하게 떠오르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더선은 "벵거 감독이 후임 감독으로 비에이라를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라며 "벵거 감독은 최근 인터뷰에서 비에이라가 언제가 아스널을 맡을 잠재력을 가졌다고 언급했다"고 전했다.

한편, 벵거 감독이 아스널을 떠나기로 하자 그동안 그라운드에서 앙숙으로 지내온 조제 모리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은 "항상 존경해온 사령탑이었다"라며 "벵거 감독이 행복하면 나도 행복하다. 또 그가 슬프면 나도 슬프다"라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모리뉴 감독은 "팬들은 우리가 서로 존경을 표하는 방식을 잘 모른다. 가끔 그렇게 보이지 않을 때도 있지만 실제로는 서로 존경해왔다"라며 "벵거 감독이 축구계를 떠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페프 과르디올라 맨체스터시티 감독도 "벵거 감독의 업적에 찬사를 보낸다"라며 "벵거 감독 같은 훌륭한 분이 있어서 프리미어리그가 발전해왔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이 벵거 감독의 경험을 필요로 할 것이기 때문에 축구계에 계속 남아 있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연합>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