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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과 청와대의 연결고리…첫 남북 정상 핫라인 뚫렸다

입력 : 2018-04-20 18:58:55 수정 : 2018-04-20 20:4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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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이후 73년 만에 역사적 개통 / 南, 문재인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 설치 / 남북 최고지도자 현안 직접 조율 가능 / 靑 부속실장·北 국무위 담당자 4분 통화 / 靑 “마치 옆집에서 얘기하는 것 같았다” “평양입니다.” “여긴 청와대입니다.”

역사적인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이 20일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 사이에 정식 개통됐다. 남북 최고지도자가 수시로 육성(肉聲)을 통해 남북 주요 현안을 조율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20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된 남북 정상 간 직통전화.
청와대 제공
남북정상회담 준비위원회 종합상황실장인 윤건영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역사적인 남북 정상 간 직통전화 연결이 완료돼 20일 오후 3시41분부터 4분19초간 상호 통화로 이뤄졌다”며 “상태가 좋았다. 마치 옆집에서 통화하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전화통화는 송인배 청와대 1부속실장과 국무위 담당자 간 이뤄졌다.

우리 측의 경우 직통전화는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설치됐다. 현재 북한은 국무위원회 청사 소재지를 구체적으로 밝힌 바 없어 구체적인 북측의 직통전화 가설 위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조선노동당 청사가 국무위 건물을 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남북 정상 간 핫라인 설치는 1945년 분단 이후 73년 만이자 1953년 정전협정 체결 후 65년 만이다. 1972년 남북 최초의 합의문인 7·4 공동성명에서는 돌발적 군사사고 방지와 남북 사이에 제기되는 문제를 직접, 신속, 정확히 처리하기 위해 서울과 평양에 상설 직통전화를 놓기로 합의한 바 있다. 남북은 앞서 지난달 5∼6일 대북 특별사절단의 평양 방문을 계기로 정상 간 핫라인 설치에 합의하고 남북정상회담 전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첫 통화를 하기로 했다.

이번 핫라인은 과거 국가정보원과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에 설치됐던 것과는 달리 처음으로 남북 정상이 직접 통화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핫라인 설치에 합의한 뒤 김대중·노무현정부 때 국정원과 북측 간에 가동된 직통전화는 최고지도자의 의사소통에 활용됐지만 정상 간 직접 통화가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 간 핫라인이 개설됨에 따라 한반도의 신(新)국면에서 남북 최고지도자가 주요 현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논의할 수단을 확보했다는 의미가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한반도의 제반 문제가 너무나 많고 그 문제에 대해서 실질적으로 소통할 수 있는 게 최고지도자 간 소통구조”라며 “지금까지 최고지도자 간 핫라인이 공식화된 건 한 번도 없었기 때문에 이번의 핫라인 개통은 상징적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특히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사안에 대한 관리가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오해나 오산에 의한 무력 충돌 가능성이 감소할 수 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핫라인의 최대 목적은 작은 충돌이 전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 간 핫라인이 개설되면서 남북 간 연락수단이 다층적으로 확보됐다. 남북은 이전까지 크게 △판문점 연락 채널(33개 회선) △서해지구 군통신선(우발적 충돌방지 2회선 포함 6회선) △동해지구 군통신선(3회선·2011년 산불로 소실)이라는 3가지 소통 채널을 갖고 있었다. 이 중 2016년 12월 개성공단 중단에 따라 연결이 끊겼던 판문점 채널의 경우 지난 1월3일 연락용 직통전화 2회선과 팩스 1회선이 재연결됐고, 서해지구 군통신선은 1월9일 1개 회선이 재가동(우리 군 공식 확인은 1월10일)에 들어갔다. 또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인사 상호방문과 연락이 활발해지면서 국정원과 통전부 사이의 핫라인이 복원된 사실도 확인됐다.

김예진·박수찬·박성준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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