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인 남북 정상 간 핫라인(Hot Line·직통전화)이 20일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 사이에 정식 개통됐다. 남북 최고지도자가 수시로 육성(肉聲)을 통해 남북 주요 현안을 조율할 수 있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20일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에 설치된 남북 정상 간 직통전화. 청와대 제공 |
우리 측의 경우 직통전화는 청와대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설치됐다. 현재 북한은 국무위원회 청사 소재지를 구체적으로 밝힌 바 없어 구체적인 북측의 직통전화 가설 위치는 파악되지 않고 있다. 조선노동당 청사가 국무위 건물을 겸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번 핫라인은 과거 국가정보원과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에 설치됐던 것과는 달리 처음으로 남북 정상이 직접 통화할 수 있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2000년 남북정상회담에서 핫라인 설치에 합의한 뒤 김대중·노무현정부 때 국정원과 북측 간에 가동된 직통전화는 최고지도자의 의사소통에 활용됐지만 정상 간 직접 통화가 이뤄지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킬 사안에 대한 관리가 수월해졌다는 평가다. 무엇보다 오해나 오산에 의한 무력 충돌 가능성이 감소할 수 있다.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은 “핫라인의 최대 목적은 작은 충돌이 전쟁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막는 것”이라고 말했다.
정상 간 핫라인이 개설되면서 남북 간 연락수단이 다층적으로 확보됐다. 남북은 이전까지 크게 △판문점 연락 채널(33개 회선) △서해지구 군통신선(우발적 충돌방지 2회선 포함 6회선) △동해지구 군통신선(3회선·2011년 산불로 소실)이라는 3가지 소통 채널을 갖고 있었다. 이 중 2016년 12월 개성공단 중단에 따라 연결이 끊겼던 판문점 채널의 경우 지난 1월3일 연락용 직통전화 2회선과 팩스 1회선이 재연결됐고, 서해지구 군통신선은 1월9일 1개 회선이 재가동(우리 군 공식 확인은 1월10일)에 들어갔다. 또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인사 상호방문과 연락이 활발해지면서 국정원과 통전부 사이의 핫라인이 복원된 사실도 확인됐다.
김예진·박수찬·박성준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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