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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남북정상 핫라인 개통… ‘北 완전한 비핵화’ 디딤돌 돼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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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20 23:25:24 수정 : 2018-04-20 23:2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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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 간 핫라인(직통전화)이 개통됐다. 청와대는 어제 청와대와 북한 국무위원회 사이에 직통전화를 개설했다고 발표했다. 실무자 간 시험통화도 했다. 남북정상이 직접 대화할 수 있는 전화를 설치하기는 처음이다. 박정희정부 시절인 1972년 7·4 공동성명에서 설치에 합의한 후 46년 만에 개통에 이른 것이다. 2016년 개성공단 가동 중단으로 끊겼던 판문점 연락채널이 지난 1월 복원된 뒤 동·서해 군사통신선, 국가정보원과 북한 통일전선부 간 핫라인 등이 구축된 데 이어 정상 간 핫라인까지 개통됐으니 의미가 자못 크다.

정상 간 핫라인은 한반도 평화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남북정상이 직접 우발적인 충돌을 막고, 다방면의 교류협력 문제를 논의할 길이 열렸다는 점에서 그렇다. 6일 앞으로 다가온 남북정상회담 성공의 촉매 역할도 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서 핵 문제를 말할 사람은 김정은 국무위원장뿐이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정상회담 준비를 위한 실무회담은 겉돌 수밖에 없다. 남북정상이 핫라인을 통해 직접 대화를 나눈다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돌파구를 열 수 있을 것이다. 청와대는 남북정상회담에 앞서 정상 간 통화를 하기로 했다. 남북관계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다.

하지만 핫라인 개통이 평화의 도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갈 길이 아직 멀다. 중요한 것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이룰 수 있을지 여부다. 문재인 대통령은 그제 “북한은 지금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표명하고 있다”며 “주한미군 철수 조건도 제시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북한이 그동안 추구해온 ‘평화협정 후 주한미군 철수’에 매달리지 않는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는 말이다. 곧이곧대로 믿기는 이르다. 북한 비핵화를 둘러싼 정세는 어디로 튈지 모른다. 비핵화 협상은 북·미 정상회담에 맡겨져 있다. 결말이 어찌 나느냐에 따라 한반도 상황이 다시 벼랑에 설 여지는 얼마든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8일 “결실이 없을 것으로 생각되면 회담장에 가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을 압박하는 말이지만 외줄을 타는 한반도 정세를 잘 나타내는 발언이다.

정부는 남북정상 간 핫라인 개통에 들떠서는 안 된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의 길로 들어설 때 핫라인은 비로소 의미를 갖는다.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되지 않는 핫라인은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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