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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靑 행정관 아내인 감사원 간부의 갑질 로비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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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20 23:25:16 수정 : 2018-04-20 23:2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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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 장모 국장이 미국 존스홉킨스대 산하 한미연구소(USKI)에 갑질성 청탁 이메일을 보낸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최재형 감사원장은 어제 장 국장에 대해 대기발령과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장 국장이 지난해 1월 USKI에 방문연구원 자격을 얻기 위해 로비스트 역할을 자청하는 내용의 이메일을 보낸 사실은 바른미래당 이태규 의원의 폭로로 드러났다.

심각한 문제는 남편인 홍일표 청와대 선임행정관과 최근 금융감독원장 자리에서 물러난 김기식 전 의원이 관련된 점이다. 장 국장은 “김 전 의원의 행동이 귀 기관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면, 남편이 대화로 중재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다. 김 전 의원과 그의 보좌관 출신 홍 행정관이 연구소 예산지원 중단을 밀어붙이는 것을 알고 방향을 틀 수 있다는 암시를 준 것이다. 이에 대해 USKI 관계자는 “방문연구원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것으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홍 행정관과 장 국장에 대한 의혹이 지난주 처음 불거졌을 때 청와대는 이들을 두둔하기에 바빴다. 청와대 관계자는 “행정관에 불과한 그가 주미대사도 움직이고 대외경제정책연구원도 움직이고 청와대 정책실장도 움직이고 다 움직이는 꼴이 되고 만다”며 “행정고시 출신 부인이 국장으로 승진하면서 정당하게 국가 비용으로 연수를 간 것”이라고 발뺌했다. 장 국장의 이메일만 보더라도 청와대는 판단력을 상실한 것으로 비쳐진다.

청와대와 감사원은 처음 의혹이 제기됐을 때 실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알아봤더라면 이런 망신을 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감사원 감찰만으로도 금세 진상이 드러날 사안이었다. 참여연대 출신 홍 행정관이 ‘실세 행정관’으로 불리면서 호가호위한다는 세평이 파다했다. 그가 압력을 넣었던 연구소에 감사원 소속 아내가 국비로 연수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사원은 자기 검증 차원에서 살펴봤어야 했다.

감사원은 타 기관에 대해서는 신속하고 혹독하게 조사하고, 자기 식구 문제에 대해서는 관용을 보이려 했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장 국장은 지난해 감사원 개원 68년 만에 여성으로는 처음으로 고위 감사공무원으로 승진해 화제가 됐던 인물이다. 이제 남편의 힘과 자신이 일하는 조직의 권위까지 사적으로 이용하려 했던 사실이 드러났다. 철저하게 조사한 뒤 의혹이 확인되면 검찰 수사에 넘겨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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