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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나 큰 피겨요정 “힘들지만 이겨낼 것”

입력 : 2018-04-19 23:39:46 수정 : 2018-04-20 00:2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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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 자기토바 ‘아이스 판타지아’ 참석차 방한 러시아 이젭스크에서 태어난 아기는 눈망울이 유독 크고 맑았다. 이웃들이 “이름이 무엇이냐”고 묻자 그의 부모는 말없이 웃기만 했다. 아직 딸의 이름을 정하지 못했기 때문. 그 후 1년이 지나서야 러시아 리듬체조의 ‘전설’ 알리나 카바예바(35)의 광팬인 어머니가 무릎을 탁 쳤고, 아기는 비로소 그의 이름을 물려받았다. ‘피겨 요정’에서 ‘여왕’으로 거듭나고 있는 알리나 자기토바(16)의 이야기다.

태생부터 남달랐기 때문일까. 2018 평창동계올림픽이 막을 내린 지 약 두 달이 흘렀지만, 여자 피겨 싱글 금메달리스트인 자기토바의 독보적인 존재감은 아직도 여운이 진하게 남아 있다. 2002년 5월생인 자기토바는 해당 년도 7월 출생 이전까지 올림픽 피겨 싱글 출전을 허락하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을 불과 한 달 차이로 통과했다. 천운까지 따랐던 그는 결국 올림픽 총점 239.57점으로 자국 라이벌인 예브게니야 메드베데바(19)를 꺾고 우승했다.

올림픽이 끝난 뒤 한층 성숙해진 자기토바가 한국을 다시 찾았다. 지난 18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아이스쇼 ‘인공지능 LG ThinQ 아이스 판타지아 2018’ 참석 차 입국한 자기토바는 19일 최종 리허설에 참석해 전매특허인 우아한 연기를 뽐냈다. 이날 메드베데바를 비롯해 ‘남자 김연아’ 차준환(휘문고)과 아이스댄스 민유라-알렉산더 겜린 등 익숙한 얼굴들이 총출동했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는 단연 여인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자기토바에 쏠렸다.

‘피겨 요정’ 알리나 자기토바(러시아)가 19일 서울 목동아이스링크에서 열린 아이스쇼 ‘인공지능 LG ThinQ 아이스 판타지아 2018’ 최종 리허설에서 우아한 스파이럴 연기를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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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위기가 다소 달라진 이유는 올림픽 때에 비해 키가 5㎝나 자라서다. 종전 156㎝이던 아담한 체구가 이제는 160㎝를 넘었다. 이 때문에 자기토바는 울상이다. 자기토바는 “올림픽 이후 키가 계속 자라고 있다. 이런 변화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다. 키가 크다 보니까 점프 등에 영향을 미친다”고 토로했다. 달라진 신체조건 탓에 자기토바는 최근 극심한 슬럼프를 겪고 있다.

하지만 자기토바는 입을 삐쭉 내밀다가도 금세 프로다운 모습으로 밝게 웃었다. 어느새 키뿐 아니라 정신력까지 훌쩍 자란 모습이다. 그는 “아이스쇼는 또 다른 경험이다. 다양한 모습을 보이려고 준비를 많이 했다”며 관심을 당부했다. 이어 “한국 화장품을 좋아한다. 러시아엔 다양한 브랜드가 없어 아쉽지만 한국 화장품을 애용하고 있다”며 좌중에 웃음을 안겼다.

한편 메드베데바는 올림픽이 끝난 뒤 모든 대회에 불참하며 컨디션을 조절했다. 근래 들어 몸 상태가 좋아진 덕분에 쿼드러플(4회전) 점프 훈련도 본격적으로 시작하게 됐다. 메드베데바는 “다행히 다음달부터 정상적인 훈련을 소화하기로 했다. 자기토바는 오랜 기간 함께 훈련해 절친한 사이다. 후배들이 나를 넘는 모습은 어느 종목에서나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모습”이라며 자기토바와의 여전한 우애를 과시했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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