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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평화의 봄’ 지나 남북경협 가을 오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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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19 21:29:52 수정 : 2018-04-19 21:2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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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온다’를 주제로 13년 만에 남한 예술단 방북 공연이 있었다. 남한 예술단의 공연장을 방문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답례 차원에서 ‘가을이 왔다’를 주제로 북한 예술단의 방남 공연을 제안했다. 성급하게 판단하기는 이르지만, 남북의 연결고리가 유지된다는 건 좋은 일이다.

봄이 왔다. 겨울에 잉태된 남북정상회담 개최도 얼마 남지 않았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는 남북경협 재개와 같은 경제 이슈보다는 외교, 안보 이슈를 주로 다룰 것으로 알려졌다. 70년의 분단기간 동안 남북정상회담은 두 번에 불과했다. 반면, 독일은 분단 45년 동안 이뤄진 아홉 번의 정상회담 중, 통일이 되기 전 10년 동안에만 무려 일곱 번의 만남이 있었다. 한반도의 평화를 위해서는 더욱 빈번한 정상 간의 만남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신영선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평화를 바탕으로 남북경제교류가 이루어져야 하며, 그 주체는 바로 중소기업이 돼야 할 것이다. 돌이켜 보면, 남북경협의 주역은 중소기업이었다. 최초의 남북 민간교류인 남포공단(1992년)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남북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사업에도 적극 기여했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에 관련된 기업 중 90%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이처럼 중소기업은 첫 시작부터 함께해온 26년 경력의 남북경협 베테랑이다.

북한 내에서도 시장경제의 바람이 불고 있다. 북한 전역에 400여개의 시장이 존재하며, ‘돈주’라 불리는 신흥자본가 계층이 등장했다. 하지만 농어업, 광업 등 기초 산업의 비중이 54.9%에 달하기 때문에, 북한은 경제성장을 위해 시장화와 더불어 후발 산업화의 과제를 안고 있다.

중소기업은 대기업에 비해 의사결정이 빠르고, 환경변화에 신속하게 적응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한국 중소기업의 북한 진출은, 낮은 인건비와 언어가 통하는 양질의 노동력 활용, 그리고 해외공단과 비교하여 물류시간 단축 등의 장점이 있다. 북한은 산업화를 이룰 수 있으니 상호 윈윈이다. 이와 같이 중소기업은 남북경협에 있어 유리한 조건과 경험을 갖추었음에도 불구하고, 대규모의 자본이 투입되는 남북경협사업의 특성상 정책수립단계에서는 소외돼 왔다.

문재인정부의 100대 국정과제 중 90번째 과제가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 및 경제통일 구현’이다. 중소기업중앙회도 중소기업계와 ‘한반도 신경제지도’를 연계할 수 있는 10대 사업과제를 정부에 제안했다. 제안한 과제 중에는 DMZ 남북기술교육센터 설립과 같이 남북교류가 활성화하면 즉시 추진 가능한 사업도 있으며, 남·북·중·러 혁신클러스터단지 조성, 북·중·러 접경지역 내 원자재 생산·공급 단지 설립 등 중장기적인 다자협력사업도 있다.

좋은 구상과 중소기업이라는 행동주체가 있으니, 이제 뛰어놀 수 있는 마당이 필요하다. 평화가 그 마당을 제공해 줄 것이다.

올해는 김구 선생이 분단을 막기 위해 평양에서 김일성을 만나 남북협상을 한 지 70년이 되는 해다. 비록 당시에 분단을 막지는 못했지만, 후대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나아가 통일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자연의 섭리대로 가을은 올 것이다. 올봄 남북정상회담이 한반도에 평화의 꽃을 활짝 피우기를 바란다. 이를 계기로 올가을에는 경제교류 재개라는 풍성한 열매를 맺을 수 있기를 기대한다. 이 경제교류의 중심에 중소기업이 함께 할 것이다.

신영선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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