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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軍, 주내 사드 공사장비 반입 강행 … 정상회담 이슈화 차단

입력 : 2018-04-18 18:46:57 수정 : 2018-04-18 21: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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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 교통정리 끝내고 시기 조율 군 당국이 이번 주 중 경북 성주군 주한미군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 장병의 생활 환경 개선을 위해 장비와 자재 반입을 강행한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소식통은 18일 “지난해 11월 자재 일부를 반입하고 5개월이 지나도록 공사를 못 해 사드 기지에서 생활하는 한·미 양국 장병의 거주 환경이 극도로 악화했다”며 “군 당국이 더는 공사를 지체할 경우 정부에 대한 불신과 함께 외교적 문제로까지 비화할 수 있다고 보고 이번 주 중 공사 관련 장비와 자재를 반입하기로 내부적으로 교통정리를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공사장비 투입 막는 주민들 지난 12일 경북 성주군 초전면 소성리 진밭교에서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반대 단체와 주민들이 그물을 덮어쓰고 사드기지로 공사 장비 투입을 막고 있다.
현재 사드 기지에서는 150여명을 수용할 수 있는 시설에 400여명이 머물면서 화장실과 오·폐수 처리, 조리 등에서 문제가 끊이지 않고 있다.

군 관계자는 “(마땅한 생활관이 없다 보니) 장병들이 침낭에서 쪽잠을 청하는 실정”이라며 “정말 공사가 시급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지난 12일 주민과 경찰의 충돌 이후 16일 이뤄진 군 당국과 사드 반대단체의 추가 협상이 결렬돼 안보를 특정 시민단체가 좌지우지하는 모습으로 비치면서 국방부에 대한 비난 여론이 높아진 것도 이번 주 중 장비 도입 강행 방침을 세운 배경으로 풀이된다.

4·27 남북정상회담 전에 장비 반입을 마무리해 사드 이슈화를 차단하려는 의도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또 다른 정부 소식통은 “정상회담 직전인데 계속 사드 문제가 불거진다면 정권 입장에서도 곤혹스럽지 않겠느냐”며 “북한과 중국이 아직 별 말을 하지 않지만 자칫 사드 철수론의 빌미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우려를 표시했다.

군의 미온적 태도가 한·미동맹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강경 대응으로 선회하는 데 일조했다고 볼 수 있다.

빈 트레일러만 ‘통과’ 12일 오후 국방부와 주민 간 합의에 따라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기지에 트레일러가 줄지어 들어가고 있다.
성주=연합뉴스
주한미군 관계자는 “1년 가까이 성주에서 빚어지는 상황은 우리로선 이해하기 힘들다. 대한민국 공권력은 군이 아닌 민간인들이 행사한다”며 “북한의 미사일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사드를 한국에 계속 남게 해야 하는지를 심각하게 고민하게끔 만드는 상황”이라고 불편한 심경을 내비쳤다.

군 소식통은 “남북정상회담에서 종전협정이 체결되고 남북 간 화해 분위기가 무르익는다면 사드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며 “만약 이번에 장비가 못 들어간다면 미국은 사드를 한국에서 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방부는 지난 16일 오후 입장자료를 통해 “대화를 통해 원만하게 해결되지 않을 경우 장병들의 생활여건 개선 공사를 더는 미룰 수 없는 상황에서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수밖에 없다”며 장비 도입 강행 방침을 시사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이날 “아직 대화가 이어지는 만큼 (장비 도입) 시기는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사드 기지에는 6기의 사드 발사대와 레이더(AN/TPY-2), 발전기 등 1개 포대 장비가 배치돼 있다. 반대단체들로 인해 48발의 탄도탄 요격용 미사일 외에 예비탄은 반입되지 않은 상태다.

핵심장비인 레이더는 전기시설 공사가 이뤄지지 않아 비상 발전기로 돌리고 있다. 이 때문에 24시간 가동이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사드 운용에 필수적인 발사대 등 장비의 바닥 패드 보강과 기지 내 도로포장도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박병진 군사전문기자 worldp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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