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특파원리포트] 美·中 무역전쟁속 한국의 균형 잡기

관련이슈 특파원 리포트

입력 : 2018-04-18 23:33:08 수정 : 2018-04-18 23:33:06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양국과 안보·경제 모두 밀접… 치밀한 전략적 판단 필요 제22차 한·중 경제공동위원회가 20일 중국 베이징 상무부 청사에서 열린다. 1993년 한·중 수교 직후부터 양국 간 경제협력 관계를 조율해온 대표적인 정례 협의체다. 세계 및 양국 경제동향에 대해 의견을 교환하고, 지난해 12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주요 사안에 대한 후속조치 이행 상황을 점검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은 외교부 2차관이 수석대표이지만 기획재정부, 행정안전부, 산업통상자원부, 국토교통부 등 경제 관련 부처가 대부분 참여한다.

새 정부 들어 처음으로 열리는 이번 경제공동위원회에선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 해제 문제가 논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 방한한 양제츠(楊潔?)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이 청와대에서 사드 보복 철회를 시사하는 발언을 한 것과 맞물려 한·중 경제 공동위 논의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난 3월30일 양 위원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사드 보복 해제와 관련해 “이른 시일 내 가시적인 성과를 보게 될 것이다. 중국의 조치를 믿어주기 바란다”고 했다.

지난해 10·31 양국 간 사드 합의와 지난해 말 문 대통령이 중국을 다녀간 이후 양국 간 교류가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이번 회의가 또 하나의 긍정적인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선양(瀋陽) 롯데월드 공사 재개나 단체관광 정상화, 한류 재개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선 중국의 ‘선물 보따리’를 마냥 기쁘게만 생각할 수도 없다. 현재 미·중 관계는 심상치 않다. 무역전쟁으로 시작된 양국 간 갈등이 최근엔 군사, 외교·안보분야 등 전방위적으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보아오(博鰲)포럼 연설 이후 소강상태에 접어든 무역전쟁이 또다시 재점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가 없는 선의는 없고 세상에 공짜는 없다’는 말처럼 국제사회에서 국가 간 관계를 잘 표현한 말도 없다. 중국이 사드 보복 해제의 반대급부를 요구할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 중국은 혼자 상대하기는 벅찬 미국에 맞설 우군 확보가 절실하다.

실제로 중국은 최근 일본과 가진 고위급 경제 대화에서 미국의 수입 철강에 대한 고율 관세부과 문제를 논의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2010년 8월 이후 8년 만에 열린 양국 간 경제 대화에서 중국은 일본에게 미국의 철강 등 수입제한과 지식재산권 침해 문제에 공동대응하자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다. 최근 만난 한 현지 소식통도 이번 한·중 경제공동위 개최와 관련해 “중국이 어느 정도의 수위와 범위로 언급할지는 알 수 없지만 세계 경제 동향과 관련한 의견교환 명목으로 미국 관세부과 등에 대한 공동대응 이야기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이우승 베이징 특파원
우리로서는 딱히 누구 편을 들 처지는 아니다. 일본과는 상황이 또 다르다. 대한민국을 지탱하는 안보와 경제 두 축이 모두 미·중 양국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어서다.

특히 우리는 4월 27일 남북정상회담과 그 후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국가의 운명을 가를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자칫 발을 잘못 디딜 경우 돌이키기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

우리는 미·중 무역전쟁에 대한 우리 입장을 잘 정리해야 한다. 기본적으로 우리 정부는 “미·중 간 갈등이 증폭되지 않고 협상을 통해 해결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이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그만큼 상황이 단순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은 미국 나름대로, 중국은 중국 나름대로 우리에게 기대하는 바가 분명히 있다. 고래 싸움에 새우 등 터지는 꼴을 겪지 않기 위한 치밀하고 계산적인 전략적 판단이 요구된다.

이우승 베이징 특파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
  • 오마이걸 유아 '완벽한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