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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걷던 이 길… ‘남쪽의 청와대’로 봄 나들이 갈까

입력 : 2018-04-20 10:06:00 수정 : 2018-04-18 17:4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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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남대 개방 15주년 / 내달 13일까지 ‘영춘제’ / 봄꽃과 자연 만끽 / 6개 ‘대통령 길’서 출렁다리 등 체험 / 미니 청와대도 ‘눈길’
옛 대통령 별장 청남대 내 위치한 연못과 어우러진 메타세쿼이아 숲에서 시민들이 여유롭게 산책을 하고 있다.
대통령 별장이었던 청남대 산책로에는 요즘 봄바람에 하얀 벚꽃이 비 뿌리듯 흩날린다. 이곳은 대통령의 숨결과 리더십을 배울 수 있어 가족 단위로 나들이하기 좋은 곳이다.

청남대는 1983년부터 대한민국 대통령이 공식적으로 사용했던 별장이다. 충북 청주시 상당구 문의면 청남대길 646에 자리한 청남대는 대청댐 건설로 생긴 인공호수변 자락 184만여㎡를 차지한다. 본관을 중심으로 기념관, 골프장, 그늘집, 헬기장, 양어장, 오각정, 초가정 등 시설이 자리 잡고 있다.

◆청남대는 남쪽의 청와대… 역대 대통령 5명이 472일 머물러

일반에 개방된 지 18일로 15주년이 된 청남대는 ‘따뜻한 남쪽의 청와대’라는 뜻을 담고 있다. 청남대는 1980년 대청댐 준공식에 참석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이런 곳에 대통령 별장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말을 한 것이 계기가 돼 1983년 6월에 착공해 6개월 만인 1983년 12월에 완공됐다.
진달래와 벚꽃이 활짝 핀 청남대 본관 전경. 충북도 제공

청남대는 그동안 절대권력의 산물이라는 점에서 주민들 사이에서는 “대통령이 호수에 낚싯대를 던지면 군인들이 잠수해서 바늘에 큰 물고기를 물려 놓았대”, “욕실 수도꼭지는 전부 순금이래”라는 우스갯소리가 나돌기도 했다. 청남대가 주민들에게 개방되자 주민들 사이에서 회자하던 얘기는 모두 유언비어라는 게 확인됐다.

청남대는 2003년 4월 노무현 대통령 시절 충북도로 관리권이 넘어올 때까지 5명의 대통령이 여름휴가와 명절휴가를 비롯해 연간 4∼5회, 많게는 7∼8회 이용했다. 역대 대통령은 20여년 동안 총 88회, 472일을 청남대에서 보냈다. 국정 운영의 중대한 고비가 있을 때 청남대에 머물면서 문제 해결 방안과 아이디어를 구상하곤 했다. 이 때문에 ‘청남대 구상’이란 말이 생겼다.

청남대는 문의면 소재지에서 12㎞ 정도 떨어져 있다. 청남대로 들어가는 가로숫길에는 녹황색 꽃이 피는 430여 그루의 백합나무와 벚나무가 대청호를 배경으로 장관을 연출한다. 내부에는 억대를 호가하는 소나무 수십 그루가 자라고 있다.

◆청남대 봄꽃축제 ‘영춘제’ 인기

청남대의 원래 이름은 ‘영춘재’(迎春齋)였다. 대청호를 배경으로 핀 수많은 꽃과 아름다운 자연 덕에 봄을 느끼기에 제격인 장소였다. 개방 초기에는 ‘호반축제’와 ‘문화예술공연’ 등의 이름으로 기념 축제를 진행했다. 이후 ‘꽃피는 봄에 손님을 맞이한다’는 뜻으로 ‘영춘제’로 명명하여 매년 봄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 영춘제는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13일까지 ‘화려한 나들이, 꿈과 행복의 추억 담기’라는 주제로 열린다. 축제 기간에는 청남대를 개방하고, 월요일은 사전예약 없이 승용차를 이용해 입장할 수 있다. 토요일은 오후 9시까지 야간 개장을 한다.

입장객들은 잔디밭 헬기장에서 ‘수와진’ 심장병 어린이 돕기 자선공연과 꽃차 시음, 꽃나무 나눠주기 등 각종 체험을 할 수 있다. 골프장 낙우송길과 대통령기념관에서는 청남대 내에서 재배한 야생화와 분경 작품, 수목분재 전시를 만나볼 수 있다. 5월5일 어린이날에는 어린이 무료입장과 가족 등이 함께 어울릴 수 있는 걷기대회, 보물찾기, 사생대회, 풍선 나눠주기, 명랑게임 등 이벤트가 준비된다.

◆청남대 산책로 ‘대통령의 길’은 ‘힐링명소’

청남대는 지금도 군인들이 보초를 선 육중한 철문을 입구로 사용한다. 철문을 지나 조금 지나면 군인들이 연병장으로 사용했던 넓은 주차장이 나온다. 청남대 본관에서는 대통령이 사용했던 침구와 의자, 식기 등을 볼 수 있다.

관람객들은 대통령의 사연을 담은 산책로인 ‘대통령 길’을 만날 수 있다. 청남대의 명물로 자리 잡은 대통령 길은 총 6개로 나뉘고 또 서로 이어진다. 총 13.5㎞에 달한다. 대통령 길은 청남대를 방문했거나 머물렀던 각 대통령의 사연에 맞게 명명됐다.

청남대를 처음 만들 때 생긴 본관∼오각정 산책로는 전두환 대통령 길로 이름 붙였다. 노태우 대통령 길은 그가 평소 산책을 즐겼던 양어장 주변에, 김영삼 대통령 길은 김 대통령이 매일 새벽 조깅을 하던 곳에 조성했다. 김대중 대통령 길은 대청호반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초가정과 전망대를 능선으로 연결하는 코스다. 초가정에는 김대중 대통령의 생가인 전남 하의도에서 가져온 농기구와 어구가 전시돼 있다. 앞이 탁 트인 초가정에 앉으면 올망졸망한 산봉우리들이 호수 속에 가라앉아 다도해를 보는 듯하다. 노무현 대통령 길은 평소 스타일처럼 소탈하고 평범하게 산 아래 샛길을 이어 만들었다. 가장 최근에 조성된 이명박 대통령 길은 체험공간이 다양해 요즘 가장 뜨는 코스다. 출렁다리, 사랑의 터널, 피크닉장, 행운의 계단 등이 끊임없이 나타난다.

2013년 6월4일 개관한 대통령기념관도 핵심 볼거리다. 양어장 인근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건립된 대통령기념관은 청와대를 그대로 본떴다. 청와대 본관의 60% 크기다. ‘남쪽의 청와대’를 구현한 이곳엔 대통령의 입장에서 체험할 수 있는 장소이다.

청주=김을지 기자 ejki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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