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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위한 도전" 세계 최고봉 8차례 등정한 싱글맘

입력 : 2018-04-18 16:31:43 수정 : 2018-04-18 16:3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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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남매 둔 네팔 출신 셰르파…접시닦이로 일하며 등반 도전
2017년 5월 에베레스트 정상에 오른 라크파가 자신의 고향 미국 코넷티컷 주 웨스트하트포드 깃발을 들어 보이고 있다.
미국 슈퍼마켓 체인 홀푸드에서 접시 닦는 일을 하는 두 딸의 엄마 라크파 셰르파(44)는 여느 산악인과 달리 세계 최고봉 에베레스트 산 등정 훈련을 할 여건이 안 된다.

하지만 벌써 8차례 등정하면서 기록을 세웠다.

그는 9번째 등정에 나선다.

네팔 출신의 라크파는 에베레스트 여성 등정 세계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그는 이달 다시 세계 최고봉 도전을 위한 연례 원정등반팀 일원으로 합류할 계획이라고 AP 통신이 17일(현지시간) 전했다.

라크파는 "내 몸은 컴퓨터처럼 이미 이렇게 높은 데까지 도달했다는 것을 인식하고 있다"며 "내 몸은 고도(高度)를 알고 있고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으며 산악계에서는 잘 알려진 인물이다.

하지만 미국 코네티컷 주에서 조용하고도 평범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유명 산악인과 결혼해 2002년 미국으로 이주했지만 이혼했다.

16세 및 11세 된 두 딸을 학교에 데려다주느라 거의 매일 오전 6시에 일어난다.

운전할 줄 모르기 때문이다.

종종 3㎞ 넘는 회사까지 걸어간다. 

회사에서는 조리식품 코너에서 접시를 닦고 쓰레기를 버리는 일을 한다.

홀푸드 매니저 댄 후르타도는 "그와 대화하지 않으면 그가 에베레스트 산을 등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없다"며 "그는 매우 겸손하고 성실히 일한다"고 말했다.

라크파의 꿈은 의사나 항공기 조종사였다.

하지만 모두 11남매 속에서 자란 탓에 학교에는 다니지 못했다.

정규 교육을 받지 못한 그는 코네티컷에서 집 청소 일자리를 잡았다.

두 딸과 장성한 아들이 미국에서 편히 지내도록 하려고 편의점 점원, 접시닦이로 일했다.

셰르파 소녀들은 등반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는 남자들이 하는 활동을 즐기는 말괄량이였다.

에베레스트 등반에 필요한 장비들을 베이스캠프에 날라다 주는 일꾼 일을 마다하지 않았다.

에베레스트 등반에 가장 먼저 성공한 네팔 출신 산악인 파상 라무가 1993년 하산 도중 숨진 이후 여성이 셰르파를 맡는 일이 무척 어렵게 됐다.

홀푸드에서 일하는 라크파
라크파는 2000년 5명의 여성으로 구성된 등반팀에 합류했다.

그는 에베레스트 정상에 올랐다가 무사히 내려온 네팔 첫 여성이 됐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에베레스트 정상 등반 성공 기록은 21차례로, 3명의 남성 셰르파가 세웠다.

2명은 그만뒀고 카트만두에서 22번째 등반을 준비 중인 카미 리타 만 여전히 셰르파로 일하고 있다.

라크파는 "남자들이 하는 일을 여성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며 "산을 오르는 데에는 남녀가 아무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모든 여성을 위해 산에 오른다"고 강조했다.

등반 과정에서 무슨 일이 생길 경우 딸들을 돌보지 못할 수 있다는 부담감을 늘 안고 있다.

라크파는 매년 네팔 행 항공기 티켓을 구매하려고 돈을 모은다.

올해의 경우 50명 정도의 유럽인들을 가이드해 줄 계획이다.

처음으로 산악스포츠 장비 회사 블랙다이아몬드로부터 장비 및 비용 후원을 받는다.

내년에는 세계에서 두 번째로 높은 K2 봉에 두 번째 도전한다.

그의 제2의 고향 코네티컷 주 웨스트하트포드 시는 그를 '에베레스트 산의 여왕'(Queen of Mount Everest)으로 선언했다.

라크파는 "나는 유명세를 타고 싶지 않다. 그냥 스포츠를 즐길 것이다. 등반하지 않으면 피곤함을 느끼게 될 것이다. 나는 나의 한계를 시험하고 싶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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