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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기업 오너 일가 갑질 언제까지 보고 있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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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18 00:53:51 수정 : 2018-04-18 00:5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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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물벼락 갑질’에 여론이 들끓고 있다. 조 전무는 “제가 어리석었다”고 사과하고 대기발령 조치됐으나 파문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조 전무 개인의 일탈에 대한 비판을 넘어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비상식적인 행태, 나아가 재벌가의 비뚤어진 특권의식까지 도마에 올랐다. 기업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데 그치지 않는다. 반복되는 대기업 오너 2세, 3세의 갑질 행태가 세습 경영의 폐단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것이라는 지적까지 나온다.

조 전무는 광고대행사 관계자에게 물컵을 던지는 등 행패를 부린 혐의로 피의자 신분으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고 출국정지 조치도 취해졌다. 조 전무 측은 물컵을 던진 것은 인정하지만 얼굴을 향해 물을 뿌린 적은 없다고 부인하고 있다.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얼굴에 물을 뿌렸는지, 안 뿌렸는지의 사실관계는 어쩌면 사소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사무실에서 괴성을 지르는 녹취록이 공개된 데 이어 “일주일에 두세 번 정도, 기분이 좋을 때는 일주일에 한두 번 통과의례처럼 고성을 지른다”는 내부 증언도 잇따른다. 미국 국적을 갖고 있는 조 전무는 국적항공사의 등기임원을 맡을 수 없는데도 최근 6년간 진에어 등기임원을 지낸 사실도 드러났다.

대한항공 오너 일가의 갑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조양호 회장의 3남매는 돌아가면서 물의를 빚었다. 최근 한진그룹 경영 일선에 복귀한 조 전무의 언니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은 ‘땅콩 회항’ 사건으로 엄청난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다. 그럴 때마다 “죄송하다”고 용서를 구하지만 반복되는 행패 때문에 사과가 오히려 국민적 공분을 자아내는 실정이다. 오죽했으면 ‘대한항공’ 상호 사용과 국적항공사 지위 박탈, 태극문양 로고 사용 금지, 조 전무 입국 금지 등을 요구하는 청와대 청원이 잇따르겠는가.

대기업 오너 자녀들의 고질적 갑질 행태를 일회성 해프닝으로 치부하고 넘어가기에는 사회적 파장이 너무 심각하다. 그동안 이들의 일탈 행위가 불거질 때마다 경종을 울리고 반면교사로 삼기를 기대했지만 쇠귀에 경 읽기였던 모양이다. 이런 일이 되풀이될수록 기업을 바라보는 시선은 차가워진다. 대기업 오너의 자식 교육이나 도덕적 해이의 문제로만 보기 어렵다. 이러다간 세습 경영이 한국 기업문화의 병폐로 낙인찍힐 수 있다. 대기업 오너 일가 스스로 경각심을 가져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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