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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관위가 내준 '숙제'…靑, 인사검증 기준 보완 고심

입력 : 2018-04-17 14:47:46 수정 : 2018-04-17 14: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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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관계자 "또 하나 인사기준 생긴 셈…인사수석실서 보완할 것"
위법기준 명확한 제시 없어…"위험 감수하며 전·현직 의원 발탁 힘들 듯"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의 국회의원 시절 정치후원금 기부행위가 통상적인 범위를 넘어 공직선거법에 위배되고,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은 해외출장 역시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청와대가 인사검증 기준 보완이라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17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선관위의 유권해석으로 또 하나의 인사검증 기준이 생긴 셈이 됐다"며 "인사수석실 차원에서 인사검증 프로세스 보안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선관위는 전날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직을 마무리하면서 잔여 정치후원금 5천만 원을 더불어민주당 모임인 '더좋은미래'에 기부한 행위에 대해 '종전의 범위를 현저히 초과해 특별회비 등의 명목으로 금전을 제공하는 것은 공직선거법 113조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또 국회의원이 피감기관 등의 비용부담으로 해외출장을 가는 것은 정치자금법상 정치자금 수수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고 해석했다.

문제는 선관위가 위법성 여부를 판단할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지 않은 것이다. 정치후원금 기부행위의 경우 '종전의 범위를 현저히 초과하는 금액'은 공직선거법에 위반된다고 판단했으나, 종전의 범위를 초과하는 금액을 정확히 명기하지 않았다.

당장 김 원장과 마찬가지로 19대 의원직을 마치고 정치후원금 420여만 원을 '더좋은미래'에 후원한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것인지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차라리 500만 원, 1천만 원이라고 못을 박아줬으면 쉬웠을 텐데 선관위에서 금액을 분명히 제시하지 않아 더 골치 아파졌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피감기관의 지원을 받은 해외출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해석의 여지를 남겼다. 이런 행위가 정치자금법 위반 소지가 있으나 해외출장의 목적과 내용, 출장의 필요성 내지 업무 관련성, 피감기관 등의 설립목적과 비용부담 경위·범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판단해야 된다는 것이다.

청와대가 김 원장 사퇴 여론이 불거진 이후 민주당의 협조를 받아 국회 피감기관 중 무작위로 16곳을 뽑아 19·20대 국회의원들이 피감기관 지원으로 해외출장을 간 사례를 조사한 결과 모두 159건에 달했다.

수천 곳에 달하는 국회 피감기관 중 16곳만 조사했는데도 159건에 달하는 해외출장 지원사례가 나온 만큼 19·20대 국회의원 대부분이 해외출장 논란에서 자유롭기 어려울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앞으로 전·현직 국회의원을 발탁할 경우 위법 시비에 휘말릴 공산이 커지게 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아무리 검증을 철저히 하더라도 구멍이 날 수 있는데 위험 부담을 감수하면서까지 전·현직 의원을 발탁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사실상 전·현직 의원 발탁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김 원장 검증 당시 인사검증 설문지에서 누락됐던 국회의원의 잔여 정치후원금 기부와 관련한 항목도 신설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김 원장은 민정수석실의 검증을 받았으나 민정의 설문지에는 잔여 정치자금 처리에 대한 항목이 없었기 때문에 신고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를 두고 민정수석실의 인사검증에 구멍이 난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금까지는 먼저 법적인 문제가 없는지 확인한 후 도덕성에 문제가 없는지, 혹시 도덕성에 결함이 있으면 해당 직책을 수행하기 어려운 정도인지를 살폈다"며 "기본적으로 이런 틀은 유지하겠지만 단계별로 검증의 잣대를 더 엄격하게 적용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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