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흥식(왼쪽), 김기식. |
김 원장의 의원시절 ‘내로남불’(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의혹이 불거진 뒤 금감원 사람들의 반응은 반반으로 갈렸다. 비판적 시각의 사람들은 “도덕성에 치명상을 입었으니 사임해야 하는 거 아니냐”, “이미 도덕성에 흠집이 났는데 어떻게 시장을, 업계를 이끌 수 있겠느냐”는 얘기들을 조심스럽게 꺼냈다. 금감원 관계자 A씨는 “김 원장의 강점인 개혁성과 도덕성이 오히려 약점으로 뒤바뀐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곤혹 김기식 금융감독원장이 16일 서울 마포구 저축은행중앙회 회의실로 들어가는 도중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곤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김 원장이 19대 국회의원 임기가 끝나기 직전 정치후원금에서 5000만원을 민주당 의원모임인 ‘더좋은미래’에 기부한 것과 관련해 공직선거법 위반 결정을 내렸으며, 이 결정 직후 김 원장은 사의를 표명했다. 서상배 선임기자 |
선관위 전체회의 권순일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이 16일 오후 과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김기식 금융감독원장 의혹과 관련한 청와대의 4가지 질의사항을 논의하기 위한 전체회의를 개의하고 있다. 과천=이재문 기자 |
김 원장은 취임식에서부터 “금감원의 정체성을 바로 하고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며 정부(금융위)와의 관계에서 피해의식에 젖어 있는 금감원 사람들의 마음을 휘어잡았다. 김 원장은 “정책기관과 감독기관의 역할은 분명히 다르다”며 “금융감독의 원칙이 정치적, 정책적 고려에 의해 왜곡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금융산업정책과 감독정책 권한은 정부인 금융위원회가 쥐고 있으며, 민간기구인 금감원은 금융위 지휘·감독 아래 감독업무를 수행하는 수직적 이원화 구조다. 금감원 사람들은 이런 구조 탓에 금감원이 정체성을 잃었다고 주장한다.
류순열 선임기자 ryoos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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