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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 첫 정상간 육성 직통전화…남북 '소통 길' 뚫린다

입력 : 2018-04-16 19:06:16 수정 : 2018-04-16 22:5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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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金 ‘핫라인’ 개통 눈앞 / 과거 국정원∼통일전선부 가설 / 분단 이후 정상간 개설 최초 의미 / 이르면 내주중 개설 목표로 협의 / 미·소, 중·소, 인도·파키스탄 등 대부분 핵 보유국 사이에서 구축 / 남북, 언어장벽 없어 첫 ‘육성 통화’
남북 정상 핫라인 개통이 눈앞으로 다가오고 있다. 이르면 다음주 중 개설을 목표로 이미 두 차례 남북 간 협의를 끝마친 상태다. 정전 65년 역사에서 남북은 여러 방식으로 직간접 소통했지만 정상 간 핫라인 개설은 최초다. 이전 남북 핫라인은 국가정보원과 노동당 통일전선부 사이에 가설됐다. 역사적으로도 두 정상이 직접 통화하는 핫라인은 전례가 없어 그 의미가 크다.
함께 펄럭이는 태극기와 인공기 역사적인 4·27 남북정상회담을 열흘 앞둔 16일 북녘 산을 배경으로 남측 경기도 파주시 대성동 마을의 태극기와 북측 기정동 마을의 인공기가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놓고 펄럭이고 있다.
파주=연합뉴스
이번 남북 정상 간 핫라인은 북한이 잠정 핵 보유국인 점에서 과거 핵과 관련된 해외 핫라인과 비슷하나 내용은 다르다. 무엇보다 현재 논의대로 청와대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집무실을 연결하는 핫라인이 구축되면 최초로 정상 간 육성 통화가 이뤄지는 핫라인이다. 미·소 핫라인 이래 모든 핫라인은 주로 외무당국 간에 텔레타이프 등으로 문서를 교환하면 이를 서류로 정상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말을 옮기는 과정에서 자칫 혼선이 빚어질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반면 남북 간에는 언어 장벽이 없기 때문에 오역에 대한 걱정 없이 정상 간 핫라인 구축이 가능한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직접 통화할 수 있는 핫라인이 가동되면 그 역할은 상징적인 의미 이상일 것으로 기대된다. 두 정상이 정상회담이나 특사 등을 통한 극도로 제한적인 소통에서 벗어나 남북 현안을 논의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 위원장도 지난달 평양에서 우리 대북특사단에게 “이제는 실무적 대화가 막히고, 안하무인격으로 나오면 문 대통령하고 나하고 직통전화로 이야기하면 간단히 해결된다”는 말을 하기도 했다.

남북 정상이 비슷한 상황에서 대화한 것은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 ‘차중회담’이 유일하다. 당시 평양 순안공항에서 예정에 없이 김대중 대통령을 환영 나온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직접 자신의 차 상석에 김 대통령을 태우고 백화원 영빈관까지 가는 약 50분 동안 ‘차중 회담’을 했는데 그 내용은 아직까지도 설만 무성할 따름이다.
해외 사례를 보면 가장 유명한 핫라인은 냉전 시절 개설된 미·소 핫라인이다. 하지만 최초의 핫라인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국 백악관과 영국 런던 다우닝가 전시내각 사이에 개설된 미·영 핫라인이다. 한창 전쟁 중에 개설된 동맹 간 핫라인으로서 치열한 첩보전 때문에 음성 메세지를 암호화해서 전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후 등장한 여러 핫라인은 핵전쟁의 공포와 뗄 수 없다. 미·소, 중·소, 인도·파키스탄 등 대부분 핵보유국 사이에 핫라인이 구축됐다. 특히 미·소 핫라인의 경우 소련의 쿠바 미사일 배치로 양국이 핵전쟁 위기까지 치달은 것을 계기로 1963년 설치됐다. 당시 일촉즉발 상황에서 미·소 간에 공식 외교경로를 통해 메세지를 주고받는데 해독까지 편도에만 12시간이 걸리자 양국이 상황의 심각성을 인식해 핫라인을 구축하게 됐다.

이후 등장한 주요 핫라인의 상당수는 쿠바 위기처럼 핵전쟁 위협 상황에서 구축됐다. 중·소 핫라인은 양국 간 국경분쟁이 한창이던 1969년 개통됐으며, 가장 최근에는 현재도 분쟁 중인 인도와 파키스탄이 우발적 핵 공격을 막기 위해 2004년 미 국무부 도움으로 핫라인을 개설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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