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사정당국에 따르면 경찰은 네이버 기사 댓글 공감 수를 조작한 혐의로 민주당원 김모(48)·양모(35)·우모(32)씨의 경기도 파주의 출판사 ‘느릅나무’ 사무실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확보했다. 그중에는 민주당 유력인사가 ‘여러분의 활동은 최고위층에게도 잘 보고드리고 있다’는 취지로 보낸 답장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른 사정당국 관계자도 “사실 여부는 확인해봐야 한다”면서도 “대선 당시 김씨 등의 활동을 민주당 최고위층이 알고 있었다는 정황을 보여주는 메시지를 경찰이 확보한 것은 맞는다”고 확인했다.
경찰 수사가 김씨 등이 지난 1월17일 평창 동계올림픽 관련 네이버 기사의 댓글 및 ‘공감 클릭’을 조작한 사건을 넘어 지난 대선 기간의 댓글 의혹으로 확대될 공산이 커졌다. 앞서 서울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네이버 기사 댓글 공감 수를 조작한 혐의(업무방해)로 민주당원 김씨 등을 구속해 지난달 30일 서울중앙지검에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경찰은 지난 2월22일 출판사를 덮쳐 김씨 등을 긴급체포할 때 압수한 휴대전화에서 이들이 비밀대화 메신저 프로그램인 텔레그램을 통해 여당 인사와 문자를 주고받은 사실을 확인했다. 당시 김씨 등은 이동식 메모리 저장장치인 USB를 화장실 변기에 버린 것으로 드러났다.
전날 여당 인사의 배후설이 제기되자 김경수(사진) 민주당 의원은 밤늦게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자청해 김씨 등과 관련설을 강력하게 부인했다. 그는 “(문제가 된 당원이) 자발적으로 돕겠다고 하더니 (이후) 무리한 대가를 요구했다”며 “그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반감을 품고 불법적 매크로를 사용해 악의적으로 정부를 비난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제가 수백 건의 문자를 그 사람과 주고받았다는 것은 사실과 다른 악의적 명예훼손”이라며 “(문제 당원이) 인사 관련 무리한 요구를 해왔고, 이게 받아들여지지 않자 상당한 불만을 품었다. 그렇게 끝난 일”이라고 말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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