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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벼락 갑질' 조현민 귀국… "얼굴에는 안 뿌렸다"

입력 : 2018-04-15 19:19:13 수정 : 2018-04-15 23:5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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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적 폭언… 오너일가 축출을”/ 대한항공 직원 국민청원 글올려/ 심상정 “3세 경영 손떼라” 질타/ ‘땅콩회항’처럼 처벌받을지 주목
조현민 대한항공 여객마케팅부 담당 전무가 1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며 고개를 숙이고 있다.
MBC 화면 캡처=연합뉴스
광고대행사 직원에게 화를 내고 물컵을 던졌다는 ‘갑질’ 논란의 당사자 조현민(35) 대한항공 여객마케팅 담당 전무가 15일 새벽 귀국했다. 이에 따라 조 전무의 폭력 행위 실재 여부 등에 대한 경찰 수사가 본격화할 전망이다. 특히나 조 전무 사건은 하청업체 격인 광고대행사에 대한 폭력 논란으로 시작됐지만, 그동안 폭언과 갑질을 겪었던 내부 직원들이 폭로에 가세하면서 일파만파로 파장이 확산하는 분위기다.

대한항공에 따르면 이날 조 전무는 갑질이 폭로된 12일 휴가를 떠났던 베트남 다낭에서 입국했다. 조 전무는 귀국하면서 “(대행사 직원) 얼굴에는 (물을) 안 뿌렸다”고 제기된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조 전무는 이날 밤 대한항공 직원들에게 보낸 사과 이메일에서 “제가 업무에 대한 열정에 집중하다 보니 경솔한 언행과 행동을 자제하지 못했다”며 “이로 인하여 많은 분들에게 상처와 실망감을 드리게 되었다”고 자신의 행동이 ‘업무 열정’ 때문이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파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대한항공 내부 제보가 쇄도한다는 점이다. 그만큼 조 전무나 총수 일가의 갑질에 대한 회사 구성원의 불만이 팽배했다는 의미로 읽힌다. 우선 전날 한 인터넷신문이 대한항공 직원에게서 제보받은 ‘조현민 폭언 음성파일 공개’라는 제목의 음성파일을 유튜브에 올렸다. 음성파일에서 조 전무로 추정되는 여성은 “에이 XX 찍어준 건 뭐야 그럼”이라며 욕설과 함께 고성을 질렀다. 대한항공은 “음성이 조 전무인지 확인 불가하다”고 했지만,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에 올라온 “대한항공의 직원입니다”라는 다른 글에선 “(음성 파일이) 우리 회사 직원들이 가지고 있는 수백개의 녹취 중 하나”라는 주장이 나왔다. 이 글의 작성자는 또한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자택의 가정부로 필리핀인을 고용하는 것을 선호한다”며 “(이들이) 한국어를 알아듣지 못하니 마음 편하고, 소위 말해 ‘막 굴릴’ 수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또 다른 대한항공 직원이라고 밝힌 이는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에 “오너 일가의 축출 청원합니다”라는 글을 올렸다. 청원자는 조 전무의 아버지까지 포함한 총수 일가의 대한항공 ‘축출’을 요구했다. 정의당의 심상정 전 대표는 “대한항공 3세들이 경영할 자격도 능력도 없음이 명백해졌다”며 “3세들은 대한항공 경영에서 손 뗄 것을 엄중히 촉구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부와 국회가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업계에서는 조 전무의 갑질이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땅콩 회항’사건처럼 수사와 처벌로 이어질지 주목하고 있다. 이 사건을 내사하고 있는 경찰은 물벼락 갑질 사건 당시 동석했던 대한항공 직원들을 참고인으로 조사했고, 조만간 조 전무를 입건하고 정식 수사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무도 귀국 직후 변호사를 선임했다. 관건은 피해를 당한 광고대행사 직원들이 얼마나 수사에 협조하느냐에 달렸다. 광고업계에서는 1년에 대한항공과 진에어를 합쳐 1027억원(2016년)가량을 광고선전비로 집행하는 책임자를 상대로 한 조사에 적극 협조할 대행사 직원이 많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한항공 외에 저비용항공사인 자회사 진에어의 부사장을 겸하고 있는 조 전무가 이처럼 계속 국적 항공사 경영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도록 놔둬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조 전무의 국적 때문이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전무는 ‘조 에밀리 리’(Cho Emily Lee)라는 이름의 미국 국적자다. 항공업은 항공산업 보호와 안보 측면 등을 고려해 외국인의 국내 진출이나 기존 회사 지배가 엄격히 규제된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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