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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쾌한 드라이버 세컨샷 … 하와이 바람도 뚫었다

입력 : 2018-04-15 20:41:50 수정 : 2018-04-15 23: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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헨더슨, LPGA 롯데챔피언십 우승 골프채를 짧게 잡고 순간적으로 공을 쳐내는 폼이 예사롭지 않다. 거의 반 바퀴가 돌아가는 힙 턴(Hip-turn)이 얼마나 역동적인 샷을 구사하는지 알려준다. 흡사 골문에다 ‘강 슛’을 처넣는 모양새의 드라이버샷을 어디서 봤나 했더니, 이 선수 12살 때까지 하키 선수로 뛰었다. 갤러리 쪽에서 “공이 아프겠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호쾌한 샷을 마친 뒤엔 언제 그랬냐는 듯 천진난만한 미소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의 떠오르는 ‘천재’ 브룩 헨더슨(20·캐나다)의 얘기다.

특이한 폼만큼 실력도 걸출하다. 헨더슨은 15일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의 코올리나 골프클럽(파72·6397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총상금 200만달러) 4라운드에서 3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통산 6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었다. 이날 거센 바람에도 헨더슨 특유의 장타는 여전히 주효했다. 헨더슨은 295.5야드(약 270m)에 달하는 드라이버샷으로 코스를 요리했다. 특히 ‘골프 여제’ 박인비(30·KB금융그룹)가 1타차로 바짝 추격한 14번 홀(파5)에선 드라이버로 티샷한 뒤 다시 한 번 드라이버를 선택했다. 세컨샷을 그린 가까이에 바짝 붙인 헨더슨은 30야드 남은 거리에서 칩샷을 홀 1m 옆에 붙여 결정적인 버디를 낚은 뒤 승리를 예감한 듯 환호했다.

한국 여가수 설현을 닮은 외모에다 주변까지 환하게 만드는 예쁜 미소를 갖춘 헨더슨은 2012년 6월 캐나다 여자 투어 이벤트에서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해 14세9개월3일의 나이로 우승하면서 종전 리디아 고(14세9개월5일)의 프로 대회 최연소 우승 기록을 갈아치우는 등 이력이 무시무시하다. 2015년 LPGA 투어에 데뷔한 뒤엔 매 시즌 우승을 추가하면서 가파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브룩 헨더슨(캐나다)이 15일 미국 하와이주 오아후섬의 코올리나 골프클럽에서 열린 LPGA 투어 롯데 챔피언십에서 우승한 뒤 트로피를 들고 활짝 웃고 있다.
하와이=AFP연합뉴스
여기에 전직 골프 선수인 언니 브리타니 헨더슨이 캐디를 맡아 이들 자매가 가는 길에는 그들을 보려는 팬들로 인산인해다. 브리타니 역시 골프 유망주였지만, 동생을 위해 캐디로 전향하는 쉽지 않은 길을 택했다. 그 고마움을 아는 브룩은 “정말 최고의 가족이 있어 든든하다. 내가 이 자리에 올 수 있게 많은 부분들을 희생해줬다”고 밝혔다. 이날 우승 뒤에도 헨더슨 자매는 우승자 관례에 따라 어린이 춤꾼의 안내 속에 흥겨운 ‘하와이 훌라춤’을 추며 우애를 과시했다.

한편 박인비는 이날 버디 4개와 보기 4개로 이븐파를 쳐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공동 3위에 올랐다. 16번 홀까지 단독 2위를 달렸지만, 마지막 17, 18번 홀 연속보기로 무너졌다. 하지만 올해의 선수 포인트는 63점이 돼 페르닐라 린드베리(스웨덴·60점)를 제치고 선두로 도약했다.

안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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