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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김유찬이 이명박에 ‘노무현 전 대통령에 사과하라’고 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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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16 06:30:00 수정 : 2018-04-16 15:0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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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스토리-이명박 첫 고발자 김유찬 인터뷰-번외편②]
이명박 전 대통령의 국회의원 시절 비서관이었던 김유찬 SIBC(SIBC international Ltd) 대표가 최근 세계일보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 전 대통령이) ‘정치보복’을 당하고 있는 게 아니라 평소에 뿌린 그대로 거둔 것”이라고 일갈한 게 큰 화제가 됐다. 특히 그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죽음과 관련해 이 전 대통령에게 “한 인간으로서 (노 전 대통령에) 애도하고 눈물로 용서를 빌라”고 조언한 것에 대해서도 발언의 배경과 맥락을 두고 다양한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김 대표의 화제 발언은 당초 구속기소된 이 전 대통령을 보며 드는 소회나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조언을 묻고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많은 관심과 화제를 낳았을 뿐만 아니라 일각에서 여러 분석이 나오는 상황을 감안, 세계일보는 이와 관련한 김 대표의 답변 내용을 추가로 공개한다. 이하는 김 대표의 답변 내용.

◆“선거공학적으로 MB는 노 전 대통령 덕봐”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무현 전 대통령 둘 사이는 정말 ‘운명적’이었다. 1996년 (제15대 총선) 종로선거를 아주 깊이 관여하고 이후 둘 사이의 운명적인 부침을 주의깊게 들여다본 내가 느낀 결론이다. 이 전 대통령의 ‘정치적 성장’은 늘 노 전 대통령과 밀접한 연관을 가졌다.
희한하게도 1996년 (제15대 국회의원) 서울 종로선거에서 이종찬 (당시 새정치국민회의) 후보를 꺾는데 노 (당시 민주당) 후보의 등장이 선거역학적으로 매우 중요하게 작용했다.

또 (대통령 선거가 열린) 2007년에도 희한하게도 노 대통령이, 선거공학적으로만 보면, 이 전 대통령의 당선을 ‘결과적’ 그리고 ‘결정적’으로 도왔다. 노정권의 실정이 이명박정권의 등장을 ‘가능하게’ 하고 ‘촉진한’ 것은 ‘역사적인 팩트’이기 때문이다. 즉 노 정권의 ‘실정’과 이에 대한 보수층의 피로가 대한민국 역사에서 재앙이 돼버린 단군 이래 가장 기만적인 정권인 이명박정권의 등장을 촉진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아주 바람직하지 않은 사회 병리현상에 가까운 것이었다.

◆“정치보복은 MB가… 노 전 대통령에 사죄해야”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은 마지막에 가서 이 전 대통령에 의해 교활하고도 잔인하게 제거됐다. 이 전 대통령은 자신의 정치적 성장을 ‘결정적’이고, ‘결과적’으로 도운 노 전 대통령을 잔인하게 짓밟았다. 노 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염치를 아는 인간으로, 결국 자신의 ‘과오’를 과감히 ‘죽음’으로 갈음했다. 그러한 의미에서 노 전 대통령은 ‘장수다운 인물’이었다. 반면 이 전 대통령은 기본적으로 DNA상 염치가 존재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는 장수가 갖춰야할 기본 덕목을 전혀 갖추지 못한 인물이었다.

‘양심이 있는 자’와 ‘양심에 털 난 자’가 싸우면 늘 양심이 있는 자가 진다. 양심이 있는 자는 (마음이) 여리기 때문이고, 양심에 털이 난 자는 얼굴이 두껍고 웬만한 일에는 끄떡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전 대통령은 ‘양심에 털이 덥수룩하게 난’ 사람으로, 노 전 대통령을 사지로 교묘히 몰고가고도 남을 사람이다. 나는 노무현정권 시절 노 전 대통령의 ‘실정’을 가장 많이 비판한 사람 중 한 사람이었지만 노 전 대통령의 사후 일체 그를 비난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그는 이 전 대통령에 의해 잔인하고 교묘하게 보복을 당한 불쌍한 피해자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구속이 ‘정치보복’이라는 이 전 대통령의 주장은 이런 의미에서 ‘사실적’으로, ‘논리적’으로, ‘법적’으로 부합하지 않는다. ‘정치보복’은 노 전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으로부터 당한 것이다. 이게 팩트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한 인간으로서 애도하고 눈물로 용서를 빌라. 그게 기망당한 국민들에 대한 최소한의 도리이다. 저 세상의 노 전 대통령도 ‘악어의 눈물’ 말고 진짜 눈물로 하는 진정 어린 사과라면 받아들일 것이다. 그래야 그를 그리워하는 많은 국민들의 아픔도 치유된다.”

하정호 기자 southcros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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