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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애의 영화이야기] 리메이크영화 과거와 현재 살짝 맛보기

입력 : 2018-04-07 14:00:00 수정 : 2018-04-06 17:5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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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가벼운 이야기를 해볼까 한다. 퀴즈 2개와 함께,

첫 번째 퀴즈! 현재 상영 중인 아래 영화들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레디 플레이어 원’(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2018)
‘리틀 포레스트’(감독 임순례. 2018)
‘바람 바람 바람’(감독 이병헌, 2017)
‘사라진 밤’(감독 이창희, 2018)
‘지금 만나러 갑니다’(감독 이장훈, 2017)
‘7년의 밤’(감독 추창민, 2018)

최근에 개봉해 주목 받은 위 영화들은 (정답이 이미 이 글의 제목에 유출되긴 했지만) 모두 원작이 있는 리메이크영화들이다. 이 중에는 소설이나 만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도 있고, 다른 영화를 원작으로 한 영화도 있다. 그리고 리메이크 과정에서 예술 장르뿐만 아니라 국적까지 바뀐 영화도 있다.   

‘레디 플레이어 원’과 ‘리틀 포레스트’, ‘지금 만나러 갑니다’, ‘7년의 밤’은 각각 동명의 미국 소설, 일본 만화, 일본 소설, 한국 소설이 원작이다.(‘리틀 포레스트’와 ‘지금 만나러 갑니다’는 이미 일본영화로도 만들어졌다.)

‘바람 바람 바람’과 ‘사라진 밤’은 다른 나라 영화가 원작인데, 각각 체코영화 ‘희망에 빠진 남자들’(감독 이리 베데렉, 2011)과 스페인 영화 ‘더 바디’(감독 오리올 파울로, 2012)를 리메이크 했다.

그렇다면 여기서 두 번째 퀴즈!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장편극영화 중 첫 리메이크영화는 무엇일까?

우리나라에서 제작된 장편극영화를 처음 개봉된 해는 1923년이다. 1월에는 ‘국경’(감독 김도선)이 개봉됐고, 4월에는 ‘월하의 맹서’(감독 윤백남)가 개봉됐다. 그리고 12월에는 ‘춘향전’(감독 조천고주)이 개봉됐는데, 우리가 이미 잘 알고 있는 작자미상의 고전 ‘춘향전’을 원작으로 한 영화였다.

여기서 ‘최초의 리메이크 한국영화’ 라는 수식어를 사용하지 않은 이유는 이 영화가 당시 현직 기생들을 캐스팅하고, 남원 로케이션 촬영까지 한 흥행 영화였지만, 배우를 뺀 모든 제작 인력이 일본인이었고, 제작사 역시 일본계 회사였기 때문이다.(일제강점기 영화들에 대한 국적 매기기는 애매한 면이 있다. 자세한 이야기는 기회가 된다면 나중에!)

어쨌든 1923년 영화 ‘춘향전’의 흥행은 당시 조선이 영화 시장으로서 가능성을 확인하는 기회였다. 덕분에 이후 우리나라에서 장편극영화 제작이 지속될 수 있었다고 한다.

이어서 우리나라에서 제작되어 2014년 9월에 개봉된 영화 역시 고전을 원작으로 한 영화였는데, 바로 ‘장화홍련전’(감독 김영환, 2014)이었다. 이 영화는 출연 배우는 물론, 기획, 제작, 촬영과 편집까지 모든 제작 인력이 한국인이라는 점에서 주목을 받기도 한다.

오늘 얘기한 옛 우리 영화들은 리메이크영화이기에 제목만 보고도 어떤 내용인지는 대략 짐작할 수 있지만, 안타깝게도 모두 필름이 남아있지 않아 어떤 식으로 영화화 되었는지 그 매력을 찾아내는 비교 감상은 현재로서 불가능하다.

리메이크영화는 영화 탄생 직후부터 국경을 초월해 나타난 현상이었다. 영화가 길건 짧건 스토리를 담아내는 것이 대세가 되면서, 이미 널리 알려진 이야기 거리 즉 원작이 영화화 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었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마찬가지여서, 초창기 장편극영화들 대부분 고전을 원작으로 했다.

현재도 리메이크영화 제작은 지속되고 있다. 비교해야할 원작이나, 이전 리메이크영화가 여럿인 경우도 있다. 기회가 된다면 서로 비교감상해보기 바란다. 원작 소설 속 글이나 만화 속 글과 그림이 어떻게 영화로 바뀌어 탄생했는지, 그리고 국적이 바뀌면서 어떤 변화가 생겼는지 등등의 차이점을 발견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원작에 대한 애정도와 리메이크영화의 완성도, 개인의 취향 등에 따라 실망을 할 수도 있지만, 지금의 영화로 바뀌는 과정에서 선택된 수많은 요소들을 찾아내는 것은 분명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송영애 서일대학교 연극영화학과 교수
사진출처= 네이버 영화,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KMB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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