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내부자의 시선으로 본 ‘블랙리스트’

입력 : 2018-04-07 03:00:00 수정 : 2018-04-06 19:47:1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김석현 지음/정은영 옮김/위즈덤하우스/1만6000원
블랙리스트가 있었다 - 헌법 정신과 문화의 가치를 다시 생각하다/김석현 지음/정은영 옮김/위즈덤하우스/1만6000원


블랙리스트는 ‘예술가 지원배제 명단’을 일컫는 말이다. 이는 청와대, 문화체육관광부 소관 공공기관이 ‘좌파’ ‘야당 지지’ ‘세월호 시국 선언’ 등을 이유로 9473명의 문화예술인을 예술가 지원 사업에서 배제한 사건이다.

문체부와 국회에서 일하며 블랙리스트 사건을 겪었던 두 저자가 당시 상황을 복기해 이 책을 냈다. 이들은 이러한 과오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자성의 목소리를 담아 이 책을 썼다. 그리고 블랙리스트 사건 이후 문화예술 행정이 가야 할 길을 제시했다.

저자들은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비서관, 문체부 공무원으로 일했던 김석현·정은영씨다. 문화융성 기치를 내걸었던 박근혜정부의 문화예술 행정 현장은 어느 때부터인가 통제로 얼룩지기 시작했다. 세월호 참사 이후, 정부 지원을 받는 단체의 성향을 통제하려는 움직임이 다양하게 이뤄졌다. 문체부와 그 산하기관 사이에 굳어진 위계관계, 무기력은 블랙리스트 실행을 더 용이하게 했다.

저자들은 문체부와 문예위 수장이 2015년 9월 국회 국정감사에서 연극 ‘모든 군인은 불쌍하다’에 대한 검열·압박을 부인하는 모습을 지켜보았다. 그러면서 “문체부 창립 이래 가장 치욕스러운 날”로 기억했다. 문체부의 존재 이유는 예술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인데 그 존재 이유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저자들은 ‘블랙리스트’ 사건을 경계하는 뜻에서 헌법 제9조 후단에 ‘문화적 창조는 국가적 강제로부터 자유로워야 한다’는 문구를 삽입하자고 제안한다.

정승욱 선임기자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