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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색된 신화 벗겨내고 … ‘손문의 본모습’을 보다

입력 : 2018-04-07 03:00:00 수정 : 2018-04-06 19:4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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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휘 지음/한울(한울아카데미)/5만6000원
손문의 혁명/이승휘 지음/한울(한울아카데미)/5만6000원


현재 중국을 움직이는 공산당원들도 그들의 연원에 대해 마오쩌둥보다 손문(쑨원)을 들먹인다. 청 제국을 무너뜨리고 인민의 공화국을 수립했다는 의미에서다.

그러나 손문은 대만 국민당 정부에 의해 신화로 덧칠돼 있다. 그의 본모습이 무엇인지 제대로 연구되지 않았다. 손문에 대한 신화는 제국주의 일본의 연구자에 의해 더욱 증폭되어 온 게 오늘의 현실이다.

현직 교수인 저자는 900여쪽에 이르는 방대한 저서를 통해 신화를 벗겨낸 손문의 본모습을 고찰한다. 저자는 손문의 원형을 되살리기 위해 10여 년의 세월을 사료에 천착하며 매달렸다. 특히 손문이 국민당 이전에 만든 중화혁명당의 존재와 의의, 5·4사건의 관계, 공산당과의 국공합작 등에 집중했다.

손문이 추진한 혁명 중 성공한 것은 없다. 실패의 연속이었다. 그러니 그에게 권력과 부가 따를 리 없었다. 그럼에도 그의 주위에는 그를 따르는 사람들이 있었다. 손문은 그들과 정치조직인 중화혁명당, 중국국민당을 결성했다. 성공이 그리 기대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그의 추종자들이 권력과 부 때문에 손문을 추종했을 것 같지는 않다.

중국공산당처럼 이념으로 그들을 묶기에는 삼민주의와 혁명방략은 매우 산만했다. 아마 손문의 삼민주의를 제대로 이해하는 추종자는 없었을 듯하다.

삼민주의는 창시자인 손문조차 해석의 일관성을 갖지 못하는 주의였다. 그런데도 1920년대 초 무수히 존재했던 정치조직이나 군사 세력 중 훗날까지 살아남은 것은 중국공산당을 제외하고 손문의 정치조직뿐이었다.

소련공산당이 파견한 빌렌스키는 군벌 전쟁이 한창일 때, 레닌에게 중국의 상황을 보고하면서 “현재 전 중국은 오직 중국인만이 일으킬 수 있는 정치분쟁을 겪고 있다”고 했다. 레닌은 당시 모스크바에서 중국공산당을 키우기 위해 다방면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손문의 혁명에 대한 평가와 해석은 극과 극이다. 국내 학자에 의해 손문의 본모습을 연구하는 데 보탬이 되는 책이다. 저자는 “당시 ‘중국인만이 이해할 수 있는, 중국에서만 할 수 있는’ 그 무엇인가를 더해야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된다”며 손문 연구의 부재를 호소했다.

정승욱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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