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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무책임한 ‘아니면 말고식 고발’ 만연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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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05 21:14:44 수정 : 2018-04-05 21: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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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 사회에서 ‘진실공방’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오고 있다. 예전에는 정치권에서나 자주 나왔던 말이었지만 이제는 스포츠, 연예계 등을 비롯해 사회 모든 분야에서 언급되고 있다. 단순히 언급되는 수준이 아니라 가장 뜨거운 이슈가 되고 있다. 진실공방이 벌어지는 동안 생기는 문제점은 확실하지 않은 사실이 확대재생산되는 것이다.

조선시대에도 풍문을 가지고 직위 고하를 막론하고 관리들을 탄핵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었다. 바로 대간들이다. 이들은 사극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아니 되옵니다’를 외치는 관리들이다. 조선왕조실록에 등장하는 ‘아니 되옵니다’를 뜻하는 불가(不可)가 6만5000번 이상 나오는 것으로 보아 이런 고증이 결코 틀린 것이 아니다. 대간은 사헌부와 사간원에서 일하는 관리들을 지칭하는 것으로 조선시대 언론기관의 역할을 수행하면서 세간에 도는 풍문만으로도 관리들을 탄핵할 수 있었다. 여기까지는 요즘과 매우 흡사한 모습이다. 그러나 이후에는 결정적인 차이가 나온다. 풍문 탄핵된 관리들은 일단은 관직에서 물러나서 제3의 사찰기관에서 조사를 받았다. 조사 결과 탄핵당한 관리의 이유가 무고로 밝혀지면 대간은 책임지고 자신의 자리에서 물러났다.

지난해 일어난 240번 버스 사건에서 보듯이 확인되지 않은 풍문들로 버스기사는 엄청난 잘못을 저지른 사람이 되었다. 정확한 사실이 밝혀졌지만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은 없었다. 더 이상 ‘아니면 말고’ 식의 행태가 만연해선 안 된다.

김윤형·서울 동대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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