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국군건설을 지향하는 개혁은 의욕적이나 내용을 들여다보면 걱정부터 앞선다. 가령 임기 내 병력을 대폭 감축하면서 병 복무기간을 18개월로 단축하겠다는 개혁안은 설득력이 없다. 그렇게 될 경우 완편조직으로 유지될 전방사단은 신병위주로 편성돼 전투임무 수행이 어려울 것임은 의문의 여지가 없다. 장군 정원 감축엔 동의하나 북한군 병력규모나 전후방 동시 전투와 정규작전에 이은 안정화 작전 등 전시대비 지휘 소요까지 감안한 감축인지도 걱정스럽다.
특히 천문학적인 국방비를 과연 계획대로 염출할 수 있을지 염려가 된다. 과거 연평균 국방비 7% 이상 증가를 전제로 한 국방개혁은 허수였고, 구호로 끝났음을 역사가 대변하고 있다. 병력감축으로 인한 전력 공백을 첨단 무기체계로 대체하려던 계획은 적정 국방예산을 확보하지 못해 좌초됐음이 현실 아닌가. 개혁을 뒷받침할 소요재원 확보가 말처럼 쉽지 않아서이다. 정권이 바뀌면 반복되는 정책 리셋은 신중함과 세밀함 속에서 행해져야 한다. 국방개혁 리셋은 더욱 그렇다. 실현 가능성을 전제로 한 현실적 접근이 요구된다.
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전 국방연구원 현안위원장 |
무엇보다 전력증강 사업을 전통적인 기반전력 중심으로 접근해서는 곤란하다. 더 이상 기반전력 전력증강을 통해 부대 키우는 욕심, 계급구조에 대한 욕심을 과감히 버릴 때다. 첨단 방어무기를 도입하고 개발하는 일은 천문학적 돈이 들어간다는 점을 외면하면 안 된다. 적을 공포에 떨게 할 비대칭·역비대칭 전력 중심의 공격형 무기를 확대하도록 발상을 전환해야 옳다. 단기적으로 북한 핵과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즉각 무력화할 방안 마련에 ‘올인’하되 미래 위협변화에 대비한 ‘플랜 B’ 또한 준비돼야 할 것이다.
고성윤 한국군사과학포럼 대표 전 국방연구원 현안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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