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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프리즘] 국제 환경분쟁 시한폭탄 ‘대기오염물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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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4-04 20:55:22 수정 : 2018-04-04 21: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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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에 유입땐 오랜기간 잔류
미세먼지 주범으로 건강 위협
자국 넘어 인접국까지 악영향
실효성 있는 국제협력안 시급
미세먼지의 주범인 대기오염물질이 하늘을 뒤덮으며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있다. 대기오염물질이란 ‘대기의 물질 중에서 인공적 또는 천연적으로 발생한 것으로 생물이나 물질에 악영향을 미치는 미량물질’이다. 미세먼지와 산성비 원인인 질소산화물, 황산화물이 대표적인 대기오염물질이다. 요즘 들어서는 기후변화 유발물질인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등의 온실가스도 대기오염물질로 분류하는 추세이다.

대기오염물질의 배출원은 화산폭발과 산불 등의 자연적 배출원과 화석연료 연소 등의 인위적 배출원으로 구분할 수 있다. 산업혁명 이후 화석연료 사용이 급증하면서 인위적 대기오염물질 배출은 환경의 자정 능력을 초과해 우리의 생명을 위협하는 단계에까지 와 있다. 대기오염물질은 입자 크기에 따라 기체상 오염물질과 입자상 오염물질로 나눌 수 있다. 기체상 오염물질은 일산화탄소,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오존, 휘발성유기화합물 등을 들 수 있고, 입자상 오염물질은 먼지, 에어로졸 등을 꼽을 수 있다. 대기오염물질은 생성 과정에 따라 1차 오염물질과 2차 오염물질로 분류하고 있으며, 1차 오염물질은 배출원에서 직접 배출된 것인 반면 2차 오염물질은 1차 오염물질이 대기 중에서 광화학적 반응을 거치면서 생성된 산화제 등으로 오존이 여기에 해당된다.

김승도 한림대 교수 환경생명공학
대기오염물질이 특정 지역에서 안정 정체되면서 스모그(연기+안개)로 발전되는데, 1952년에 발생해 1만여명이 사망한 런던 스모그는 대표적인 1차 대기오염물질에 의한 스모그로 비극적 환경사건이었다. 반면 로스앤젤레스 스모그는 자동차 배기가스에서 배출되는 질소산화물과 탄화수소가 햇빛과 반응해 생성된 2차 오염물질인 오존이 주원인이다. 대기오염물질은 물리·화학·생물학적으로 안정돼 있어 환경에 유입되면 잘 분해되지 않고 오랜 기간 환경 내에 잔류하면서 지속적으로 환경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게 된다. 또한, 기체상 대기오염물질과 미세먼지는 밀도가 낮아 대기 중에 머물다가 기류를 따라 장거리 이동이 가능해 국경을 넘나든다. 이로 인해 특정 국가에서 발생한 대기오염물질이 국경을 넘어 인접 국가에 피해를 미치기 때문에 국제적 분쟁으로 발생하는 사례가 많다.

1960년대 스웨덴은 청량한 호수에서 물고기가 급감하여 당혹해했는데, 그 원인이 아황산가스에 의한 산성화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또다시 놀랄 수밖에 없었다. 주위에 아황산가스의 배출원이 없어 청정국가인 스웨덴으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였다. 이로 인해 외부 인접 국가의 석탄 등 화석연료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아황산가스가 장거리 이동해 호수를 오염시켰다고 추정하게 됐다. 그러나 당시는 이를 과학적으로 밝힐 수 있는 기술적 역량이 부족했을 뿐만 아니라 이를 논의할 수 있는 장도 마련되지 못했었다. 이에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는 호수의 산성화 경험을 통해 월경성 대기오염 문제를 국제사회에 공식 제안해 1979년 ‘대기오염물질의 장거리 이동에 관한 협약’이 채택됐고 1983년 3월 발효되기에 이르렀다.

지금 우리나라는 미세먼지로 인해 온 국민이 고통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중국의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물질 유발 산업이 우리나라와 인접한 산둥(山東), 산시(山西), 허베이(河北) 지역에 집중돼 있어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물질이 우리나라에 유입되리라는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다. 1993년에 한·중 환경협력협정을 맺었고, 그 이후 중국과 환경 협력 관련 각종 회의가 주기적, 비주기적으로 열리고 있으나 우리나라 대기질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우리 자체 배출원에 대한 규제를 강화해 국내 배출을 최소화하고, 이와 병행해 미세먼지를 포함한 대기오염물질을 줄이는 실효성 있는 주변 국가와의 협력 방안을 끌어내야 한다. 특히 미세먼지에 민감한 국민들이 수긍할 수 있는 국제 협력 방안이 마련·제시되지 않으면 정부가 곤란한 처지에 놓일 것은 명약관화하다. 중앙정부 간의 협력도 중요하지만 지방정부와 민간 차원에서의 지역 협력을 강화할 뿐만 아니라 양자 협력 관계를 벗어나 일본, 미국, 국제기구 등 다자협력 방안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김승도 한림대 교수 환경생명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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