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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기차 타고… 지하철 타고… 낭만충전

입력 : 2018-04-05 10:00:00 수정 : 2018-04-04 20: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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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모난 창문을 통해 아름다운 풍광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지나쳐간다.
기차여행의 매력은 걷거나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보기 힘든 비경을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더구나 비슷한 경치에 지루할까 터널을 지나고, 해변을 스치고, 협곡을 통과하고, 간이역에 정차한다.
운전하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되고, 사랑하는 이와 어깨를 맞대고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보는 기차 여행은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공감하기 좋다.
도시 지역이라면 전철이나 지하철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다. 자동차 여행에서 느끼기 힘든 봄바람을 한껏 품으며 주위를 둘러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열차는 넋을 놓게 만드는 바다 풍광이 일품이다.
네모난 창문을 통해 아름다운 풍광이 영화의 한 장면처럼 지나쳐간다. 기차여행의 매력은 걷거나 자동차를 타고 가면서 보기 힘든 비경을 볼 수 있다는 데 있다. 더구나 비슷한 경치에 지루할까 터널을 지나고, 해변을 스치고, 협곡을 통과하고, 간이역에 정차한다. 운전하느라 고생하지 않아도 되고, 사랑하는 이와 어깨를 맞대고 앉아 같은 곳을 바라보는 기차 여행은 가족이나 친구, 연인이 공감하기 좋다. 도시 지역이라면 전철이나 지하철로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다. 자동차 여행에서 느끼기 힘든 봄바람을 한껏 품으며 주위를 둘러볼 수 있기 때문이다.

◆바다열차, 비무장지대 여행 등 특별한 경험

바다열차는 기차 여행에서도 최고의 선택이다. 정동진, 동해, 삼척 등 해안선을 따라 바다와 나란히 달리는 구간이 많아 이름도 ‘바다열차’다. 정동진역에서 출발해 북쪽에 자리한 안인역으로 갔다가 남하하면서 정동진역에 다시 정차하고, 묵호역과 동해역, 추암역, 삼척해변역을 거쳐 삼척역까지 운행한다.
정선아리랑열차 민둥산에 가까울 무렵 창밖으로 협곡이 내려다보인다
정동진역에서 남쪽으로 가며 잠시 바다와 떨어졌다가 옥계항 근처에서 다시 만난다. 도직해변, 망상해수욕장, 대진항을 지나면 울릉도로 가는 여객선이 출발하는 묵호항이다. 동해역을 지나 추암역에 가까워지면 바다가 다시 고개를 내민다. 종착역인 삼척역까지 가도 좋지만 추암역에 내리길 추천한다. 동해안에서 가장 이름난 해안 절경인 추암 촛대바위가 코앞이다. 추암역에서 정동진으로 돌아가는 바다열차를 탑승하기까지 40∼60분 여유가 있으므로 촛대바위 일대와 추암해수욕장을 둘러보기에 넉넉하다. 기차 안에서 사연을 담아 노래를 신청하거나 퀴즈를 풀고 선물을 받는 등 작은 재미도 있다.
정선아리랑열차 산봉우리 사이를 구불구불 달리는 정선아리랑열차
정선아리랑열차는 청량리역에서 출발해 제천역, 영월역, 예미역, 민둥산역, 별어곡역, 선평역, 정선역, 나전역을 지나 아우라지역까지 가는 열차다. 높은 산봉우리 사이로 이어진 철길을 천천히 달린다. 민둥산역이 가까워지면 안내 방송이 나온다. 왼쪽 창밖 멀리 보이는 민둥산과 산 아래 형성된 협곡, 그 사이에 난 도로, 조금 뒤에 지나갈 철길 등을 안내한다. 예미, 별어곡, 선평 등 작은 역 주위로 마을이 옹기종기 형성된 모습도 정겹다. 이용객은 대부분 정선역에서 내린다. 정선아리랑시장에서 점심을 해결하고 정선 읍내를 개별적으로 돌아보거나, 정선시티투어버스를 타고 병방치스카이워크, 아라리촌, 화암동굴, 소금강길과 몰운대 등 주요 관광지를 여행하면 된다. 정선역에 낮 12시 30분쯤 도착해 돌아가는 기차가 출발하는 5시 37분까지 다섯 시간 정도 여유가 있다. 꼬리에 위치한 1호차 전망칸이 풍경을 감상하기에 가장 좋다.
DMZ 열차 외관은 동서양의 아이와 어른들이 손을 맞잡은 모습을 통해 평화·사랑· 화합의 메시지를 담았다.
지구촌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나라에서만 가능한 여행이 있다. 평화열차 DMZ(DMZ-train)를 타고 특별한 땅인 비무장지대(DMZ)로 떠나는 도라산 안보 관광이다. 군사분계선에서 남과 북으로 각각 2㎞, 총 4㎞ 폭으로 설정된 DMZ는 남북한의 완충지대다. 민간인이 출입할 수 없는 지역이지만, 관광 열차 DMZ-train을 이용해 다녀올 수 있다. DMZ-train은 용산역과 서울역에서 탑승할 수 있다. 임진강역에서 내려 신원 확인과 인원 파악을 하고 다시 탑승하면 약 5분 뒤 도라산역에 닿는다. 차창 밖으로 교각만 남은 옛 경의선 철교가 모습을 드러내는 순간, 비로소 분단 현실을 실감하게 된다. 기차는 한국전쟁 때 파괴된 옛 경의선 철교 대신 옆에 건설된 새 철교를 건너 도라산역으로 향한다.

이곳에서 관광버스를 타고 도라산평화공원, 통일촌, 도라전망대, 제3땅굴을 차례로 돌아본다. 400여 명이 거주하는 통일촌은 군사분계선에서 4.5㎞ 떨어진 최북단 마을이다. 이곳 식당에서 점심 식사 후 서부전선 군사분계선 최북단 도라전망대로 이동해 북쪽 지역을 조망한다. 개성시, 송악산, 개성공단, 김일성동상, 기정동 마을이 육안으로 선명히 보인다. 마지막 코스는 제3땅굴이다. DMZ영상관에서 관련 영상을 관람하고 안전모를 착용한 뒤, 땅굴 안으로 들어간다. 촬영이 금지된 구역이다. 땅굴 관람이 끝나면 DMZ 조형물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하거나 전시관을 꼼꼼히 둘러봐도 좋다.

◆지하철만 타도 도시여행 거뜬
대전 소제동 벽화마을에서 발견할 수 있는 소소한 재미

대전·충청 지역의 유일한 지하철인 대전도시철도는 1호선 판암역에서 반석역까지 22개 역이 대전 도심을 가로지른다. 첫 여행지는 대전역에서 14개역 이동 후 만나는 현충원역이다. 3·4번 출구로 나오자마자 언덕배기 마을이 보인다. 조용하고 볕이 잘 드는 벽화거리 새마을동네다. 골목 담장마다 테마가 있는데, 지역의 역사와 생활사를 타일로 제작한 ‘이야기가 있는 거리’, 도자기 점토를 활용한 ‘영원의 꽃길’ 등 느긋이 산책하기 좋다. 이어지는 코스는 유성온천역. 7번 출구 충남대학교 방면으로 나와 유성온천사거리에서 오른쪽으로 200m 이동하면 뜨거운 김이 나는 족욕체험장이 있다. 계절과 날씨에 관계없이 붐비는 곳이다.
대전의 명소 유성온천 족욕체험장

정부청사역은 대전문화예술단지라 불린다. 정부청사역부터 대전엑스포시민광장에 모인 대전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 한밭수목원까지 걸을 만한 코스다. 정부청사역에서 20여분 걸으면 드넓은 미술관 앞마당에 이른다.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진 대전시립미술관과 이응노미술관이 너른 잔디밭을 공유한다. 지척에 있는 한밭수목원은 나무와 숲, 물길이 어우러진 도심 속 산책 공간이다.

대전 여행에서 하이라이트는 대전역에서 중구청역까지 일직선으로 뻗은 길이다. 위에는 대전천을 가로지르는 수많은 교량 중 화려한 목척교와 대전 원도심 번화가가 이어지고, 아래는 옷과 액세서리, 전자 기기 등을 취급하는 상가가 발길을 잡는다.
광주 밤에 더욱 빛나는 1913송정역시장.
광주광역시는 도심 주요 명소를 지하철이 연결해 차 없이 여행하기 편하다. KTX 광주송정역에 내리면 지하철 광주송정역과 이어진다. 걸어서 3분 거리에 광주의 핫 플레이스 가운데 하나인 1913송정역시장이 있다. 1913송정역시장은 이름에 있는 숫자(1913년 매일송정역전시장으로 시작)에 나타나듯, 역사가 100년이 넘는 전통시장이다. 가게마다 다른 특징과 사연을 담은 간판은 1913송정역시장 구경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재미다. 시장에는 먹거리도 풍성하다. 수제 초코파이와 양갱, 김부각, 브루어리 맥주 등이 입맛 다시게 한다. 1913송정역시장은 평일 밤 10시, 주말 11시까지 개장하기 때문에 다른 곳을 여행한 뒤 야간 코스로 잡아도 좋다.

문화 예술에 관심 있다면 광주극장과 국립아시아문화전당을 추천한다. 국내 유일한 단관 극장(한 극장에 스크린이 하나인 극장)인 광주극장은 금남로4가역과 가깝다. 2번 출구로 나와 5분 정도 걸으면 된다. 1935년에 개관한 광주극장은 8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일제강점기 형사들이 영화나 공연 내용을 검열하던 임검석 등이 남아 있다. 광주극장은 현재 예술 영화 전용관으로 운영된다. 금남로4가역에서 한 정거장 떨어진 문화전당역은 5·6번 출구에서 국립아시아문화전당 내부로 연결된다. 5·18민주화운동 당시 시민군 최후 항전지인 옛 전남도청 자리에 있어 역사적인 의미도 있다. 아이가 있는 가족이라면 어린이극장과 도서관, 체험 공간 등으로 구성된 어린이문화원이 좋은 여행지가 된다.
광주 오래된 물건들이 벽면 빼곡하게 전시된 양림동 펭귄마을

광주 여행 명소 양림동역사문화마을도 지하철로 다녀올 수 있다. 남광주역에서 양림동까지 도보 10분 거리다. 가는 길목에 남광주시장이 있어 혼자 나서도 지루할 틈이 없다. 양림동은 100여년 전 서양 선교사들이 세운 근대건축물과 전통 한옥이 어우러져 근사하고 멋스럽다. 골목을 돌아 나올 때마다 시간이 멈춘 듯 착각에 빠진다.

이귀전 기자 frei5922@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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