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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투데이] 남극 빙상 ‘겉만 멀쩡’… 바닷속은 녹고 있다

입력 : 2018-04-03 18:33:15 수정 : 2018-04-03 22:0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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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연구진, 첫 전체 면적 조사 / 6년 새 런던 크기만큼 사라져 / 수온 높아지자 급속도로 해빙… “해수면 상승속도 높일 것” 우려
남극대륙의 가장자리를 둘러싼 빙상(Ice Sheet)의 면적이 지난 6년 동안 영국 런던의 크기만큼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그간 남극 빙상은 육안으로 봤을 때 변화가 크지 않아 지구 온난화의 영향을 많이 받지 않는 것으로 추정됐지만 연구 결과 해수면 아래 빙상이 따뜻한 바닷물에 직격탄을 맞아 급속도로 녹고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은 영국 극지연구소와 리즈대학교가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발표한 보고서를 인용해 2010년부터 2016년까지 남극 빙상 면적이 1463㎢ 준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남극 빙상의 표면적을 조사한 연구는 많았지만 해수면 밑 빙상의 전체 면적을 조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빙상은 영토를 덮은 얼음 덩어리로 남극 빙상(1397만㎢)은 모두 녹을 경우 전 세계 해수면이 60m 상승할 것으로 예측될 만큼 많은 담수를 보유하고 있다.

연구진은 1만6000㎞에 달하는 남극 해안선을 둘러싼 남극 빙상의 보이지 않는 부분에 주목했다. 최근까지 남극은 빙상의 면적 변화가 크지 않아 북극과 달리 기후변화에 영향을 받지 않는 것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연구진이 유럽우주기구의 인공위성(Cryosat-2)의 도움을 받아 해수면 아래 빙상을 관찰한 결과 빙상과 해저 바닥이 만나는 지표선(Grounding Line)이 급속히 대륙 쪽으로 후퇴하고 빙상의 두께 역시 얇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작은 해수 온도 상승에도 전체적으로 매년 5m 정도의 남극 빙상이 사라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를 주도한 앤드루 세러드 교수는 “남극 빙상은 아래에서부터 녹고 있었다”며 “해수면 아래에서 벌어져서 우리가 눈치 채지 못했을 뿐”이라고 말했다.

지역별로는 남극 서쪽의 8개 거대 빙상이 빙하기 이후 평균 대비 5배 정도 빨리 녹는 것으로 나타났고, 표면의 변화가 없어 기후변화를 부정하는 사람들이 증거로 삼는 남극 동쪽 지역도 해수면 아래 빙상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계산하면 면적이 줄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연구진은 아울러 남극 빙상의 녹는 속도가 20년마다 2배 정도로 빨라지고 있다며 현재까지 해수면 상승의 원인으로 그린란드가 주로 지목됐지만 조만간 남극이 이를 따라잡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남극 서쪽의 빙하 스웨이츠, 파인섬 정도만이 해수면 상승을 초래하는 위험지대로 예측됐지만 남극 대륙을 둘러싼 빙상이 전체적으로 녹고 있다는 점이 이번에 확인됐기 때문이다.

앞서 연구에 참여한 한스 콘라드 박사는 “빙상이 줄어든다는 것은 남극의 민물을 제어할 장애물이 없어진다는 의미”라며 “이는 해수면 상승 속도를 한층 더 높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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