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경(상하이)이 3일 열리는 중국 여자배구 슈퍼리그 톈진과의 챔피언결정 7차전에서 팀을 우승으로 이끌어 4개국 리그 챔피언에 등극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국배구협회 제공 |
최근 김연경에게 쏟아진 여러 악재에도 경기력에는 이상이 없다. 연봉 16억원 수준으로 세계 최고 대우를 받는 그는 지난달 한국 여자 프로배구의 샐러리캡(한 팀의 연봉 총액 상한선)이 14억원으로 책정된 한국배구연맹(KOVO) 규정을 두고 “이런 제도라면 나는 한국에 못 돌아오고 해외에서 은퇴해야 할 판”이라며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에 배구팬들 사이에서 찬반 논란이 오가며 김연경 또한 아직 저변이 좁은 한국 배구의 현실을 직시하지 못한다는 뭇매를 맞았다. 이뿐만 아니다. 중국 내 김연경의 인지도가 날로 높아지면서 그는 경기 때마다 상대편 관중의 야유와 욕설세례에 시달린다.
이런 상황에도 프로 데뷔 첫 ‘중국 정벌’에 나선 김연경의 존재감은 빛난다. 왼쪽 날개에서 라이트 장레이와 ‘쌍포’를 형성한 김연경은 공격을 분담한 탓에 정규리그 득점 지표에선 뚜렷한 족적을 남기지 못했다. 그러나 공수에서 빈틈이 없는 완성형 레프트로 꼽히는 김연경은 여전히 중국리그 최고의 에이스다. 그는 지난달 13일부터 진행된 중국 여자배구 슈퍼리그 챔피언결정전(7전4승제) 톈진과의 1~6차전에서 매 경기 두 자릿수 득점을 해내며 팀 공격을 주도했다. 특히 5~6차전에서 팀 내 최다인 22, 28득점을 폭발시키며 갈수록 매서운 스파이크를 과시하고 있다. 이에 중국 시나스포츠는 “중국 여자배구가 한국인 한 명에게 정복당했다. 중국 선수들은 김연경 같은 슈퍼스타를 배워야 한다”고 극찬했다.
어린 선수의 반격에 김연경은 관록으로 맞선다. 김연경은 올 시즌 챔프전 우승컵을 들어올릴 경우 한국과 일본, 터키에 이어 중국까지 4개국 리그 챔피언에 등극하는 진기록을 세우게 된다. 그동안 김연경은 한국 흥국생명에서 3번, 일본 JT마블러스에서 2번, 터키 페네르바흐체에서 3번 정상을 밟았다. 김연경이 자신의 9번째 우승 트로피를 중국 땅에서 거머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안병수 기자 ra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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