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전격 제안하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역시 이를 전격 수락한 직후에는 낙관적 기대가 분출했다. 하지만 회담 준비가 본격화되면서 분위기는 일변했다. 미국에선 대화파로 꼽히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에 이어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이 해임됐다. 그 자리를 채운 건 마이크 폼페이오 전 CIA 국장과 존 볼턴 전 유엔 미국대사 등 초강경파다. 워싱턴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전시내각을 갖췄다”는 평가가 나왔을 정도다. 특히 볼턴 국가안보보좌관 내정자는 이전부터 북한 비핵화에 ‘선 비핵화 후 보상’을 골자로 한 리비아식 해법 적용을 주장해 왔다. 이번 북·미 정상회담에서도 이를 고집한다면 회담 결과를 낙관하기 힘들다.
新 혈맹 과시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26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북·중 정상회담에 앞서 악수하고 있다. 양국 정부는 이틀 뒤인 28일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김 위원장의 해외 방문이 공식 확인된 것은 2011년 그가 북한의 권력을 잡은 이후 처음이다. 베이징=AP연합뉴스 |
靑 찾은 中 특사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오후 청와대 접견실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특사인 양제츠 외교담당 정치국 위원과 대화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
김 위원장의 ‘단계적·동시적 조치’라는 베이징 언급을 미국이 원하는 일괄타결과 배치되는, 북한 특유의 시간끌기를 위한 ‘살라미식 전술’이라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이견이 제기된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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