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형(58)씨는 29일 오후 부산 부산진구 서면 헌혈의집에서 생애 300회째 헌혈을 했다. 이씨는 “고등학생 때 시작한 헌혈을 계속하다 보니 벌써 중년의 아저씨가 됐다”며 밝게 웃었다.
떡집을 운영하는 이씨가 처음 헌혈을 시작한 건 40년 전인 고등학교 2학년 때다. 부산의 한 백화점 옆을 걷던 이 씨는 헌혈차량 창문에 붙은 ‘혈액이 많이 모자랍니다. B형 혈액형 급구’라는 문구를 보고 주저없이 헌혈차량으로 들어갔다. 이씨는 “마침 혈액형이 B형이라서 도움이 필요하다는 말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렇게 시작한 헌혈은 군대에 가서도,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꾸준히 이어졌다. 이씨는 헌혈을 하려고 이미 30여 년 전에 술도 끊었다. 술을 마시면 그다음 날 헌혈을 못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9일 부산 부산진구 헌혈의집 서면센터에서 초록봉사단장 이재형씨가 300번째 헌혈을 하고 있다. 부산=연합뉴스 |
이씨는 헌혈 외에도 부산진구 초록봉사단 단장으로 연탄기부나 농촌 일손돕기 등 각종 봉사활동에 솔선수범하고 있다. 매년 여름이면 자신의 아파트 경비실에 찾아오는 택배기사나 집배원들이 폭염 속에 진땀을 흘리는 게 안타까워 자비로 사 직접 얼린 생수를 무료로 나눠주는 활동도 한다.
부산적십자사는 이씨를 헌혈 유공자로 인정해 이날 ‘최고명예대장’을 수여했다.
부산=전상후 기자 sanghu60@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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