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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리포트] 김정은, 文 대통령과 만남 때 통 큰 결단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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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3-28 23:35:58 수정 : 2018-03-28 23:3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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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회담, 한반도 평화의 기회… 金, 비핵화 실천 카드 내놔야 김정은 북한 조선노동당 위원장의 중국 방문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김 위원장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에서 비핵화 실현 의지를 밝혔다. 김 위원장의 이런 북·중 관계 복원 행보는 북·미 정상회담 실패에 대비한 보험 들기로 여겨지고 있다.

미국은 화전 양면 전략으로 배수진을 쳤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전시 내각’을 짰다. 트럼프가 국무장관으로 지명한 마이크 폼페이오 중앙정보국(CIA) 국장은 북한 정권 교체를 주장한 인물이다. 백악관 새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 존 볼턴 전 유엔대사는 하루라도 빨리 대북 선제 폭격을 단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북·미 간 장외 대결이 치열해지면서 김정은-트럼프 회담에 대한 회의적인 전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에 굴복해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는 거의 없다. 이 때문에 트럼프가 김정은의 덫에 걸렸고, 이제 이 회담을 연기하거나 아예 취소하는 게 낫다는 주장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폼페이오-볼턴을 투톱으로 내세운 이유는 스스로 북·미 정상회담에 크게 기대하고 있지 않으며 이 회담이 결렬되는 상황을 관리하려고 ‘슈퍼 매파’를 포진시켰다는 해석도 있다.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되면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평화 구상’은 물거품이 될 가능성이 크다. 북한이 핵미사일로 미국 본토를 공격할 위협에 처해 있으면서 한국이 대북 제재 시스템을 무력화하고,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는 것을 트럼프가 절대 수용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김정은-트럼프 회담에 대한 기대감이 낮은 것은 사실이지만 두 지도자가 지향하는 ‘통 큰’ 정치 스타일로 보면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지 말라는 법도 없다. 한반도 전문가 중에 누구도 김정은이 남북 정상회담에 이어 북·미 정상회담 카드를 던질 것으로 예상하지 못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의 회담 제안을 즉석에서 수용할 것으로 전망한 사람도 없었다. 지금 절대다수의 전문가들은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할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하지만 그런 예상이 맞아떨어지지 않을 가능성도 크다. 가장 중요한 변수인 김정은과 트럼프라는 두 인물의 예측 불가능한 성향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에서 객관적인 상수만을 따지는 것은 별다른 의미가 없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물론 과도한 기대는 금물이다. 그렇지만 문재인정부가 북·미 정상회담을 견인하는 데 성공했고, 이 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날 수 있도록 북한과 미국 사이에서 셔틀 외교를 할 여지가 얼마든지 남아 있다. 외교는 가능성의 예술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의 대북 화해 정책이 마음에 들어 여기까지 따라온 게 아니다.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와 남북 고위급 회담 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트럼프가 훼방꾼이 될 수는 없어 마지못해 끌려왔다.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남은 과정도 마찬가지이다. 문 대통령이 운전을 잘하면 트럼프가 계속 끌려올 수밖에 없다. 그런 점에서 5월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4월에 열리는 남북 정상회담은 트럼프 정부 내 ‘전쟁광’을 억누를 절호의 기회이다. 김 위원장이 진정으로 비핵화와 체제 보장을 맞바꿀 의사가 있다면 굳이 북·미 정상회담까지 마냥 기다리고 있을 필요가 없다. 김 위원장이 북·중 정상회담에 이어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실천 의지를 구체적으로 입증해 보이면 트럼프 대통령의 전시 내각이 훼방 놓을 틈이 사라진다. 북·중 정상회담으로 외교 데뷔전을 치른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관련국 모두 윈-윈하는 패를 던져야 한다.

국기연 워싱턴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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