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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할리우드를 특수분장하다… 아카데미 분장상 Darkest Hour 팀의 주역 다이아나 최

입력 : 2018-03-28 11:06:48 수정 : 2018-03-28 11:06: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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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LA 돌비극장에서 열린 제90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분장상을 받은 영화 다키스트 아워(Darkest Hour) 분장팀의 다이아나 최 씨. ‘할리우드를 특수분장하는’ 그녀는 다키스트 아워의 게리 올드만이 분한 윈스턴 처칠의 가발을 손 끝에서 탄생시켰다. 주인공을 실제에 가깝게 구현해 냈다는 평과 함께 그녀가 속한 분장팀이 상을 받게 된 것이다.

“영화 하나를 만드는 데에는 정말 많은 스태프들이 협력을 해야 합니다. 분장팀도 마찬가지고요. 이번 시상식에서 메이크업 디자이너인 츠지 카즈히로와 어플라이어(만들어진 분장을 배우에게 입히는 스텝)인 데이비드(David Malinowski) 그리고 루시(Lucy Sibbick)가 대표 수상을 했는데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로 기뻤어요.”

시상식이 끝나고 카즈히로가 방송사와 한 인터뷰에서 다이아나 씨에게 고맙다는 말을 여러 번 언급한 걸 보더라도 분장팀에서 그녀의 위치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영화에서 처칠의 머리와 얼굴을 보며 너무 똑같아서 감탄을 금치 못한 사람이 한 둘이 아닌데 한국인인 다이아나 최 씨가 만들었다고 하니 그녀에 대한 궁금증이 더해진다. 영화계에 몸담고 있는 종사자라면 모두가 꿈꾸는 할리우드에서 어떻게 이 자리까지 올랐을까?

“저의 할리우드 커리어는1999년 릭 베이커(Rick Baker) 스튜디오에서 헤어 스페셜 리스트로 일하게 되면서 시작되었어요. 짐 캐리 주연의 그린치(How the Grinch Stole Christmas) 와 에디 머피 주연의 너티 페서2(Nutty Professor 2)로 실력을 인정 받게 되었고 그 후 제작사들의 러브콜이 쇄도하기 시작했습니다. ‘맨 인 블랙 Ⅱ’, ‘울프맨’, ‘X 맨’, ‘핸젤과 그레텔’, ‘아이언맨 3′, ‘캡틴 아메리카: 윈터 솔져’, 등 많은 사랑을 받은 작품들과 함께 지금까지 백여 편 이상의 영화와 TV 드라마 작업에 참여하고 있어요.”

최근 CG 기술의 발달로 특수분장이 예전에 비해 조금 주춤하긴 하지만 헤어와 같이 주인공의 특성에 맞는 섬세한 작업은 반드시 필요하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서 인정을 받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기 때문에 그녀의 스케줄은 늘 분주하기만 하다. 한국에도 이 분야에서 일하고 싶어하는 학생들이 많은데 어떻게 하면 특수분장사가 될 수 있을까?

“어디선가 들은말 같지만 좋아하는 일을 열심히 해서 남보다 잘하게 되면 성공할수 있어요.  저는 한국에서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우연히 특수분장의 매력에 빠져 미국으로 건너와 특수 분장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운좋게도 7차례 아카데미 수상에 빛나는 전설적인 릭 베이커의 스튜디오에서 일하게 되었고 릭의 동료이자 헤어부분 책임자였던 실비아(Sylvia Nava)의 눈에 들게 되면서 특수 헤어쪽으로 방향을 잡게 되었죠 그 후로 실비아는 저의 멘토이자 스승이 되었습니다. 간절히 원했던 분야여서 정말 일만 하다 보니 여기까지 와 있는 것 같아요. 하지만 그것도 좋은 멘토를 만나서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다이아나 최 씨는 그녀 역시 특수분장 일을 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멘토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한다. 그 동안 개인적으로 멘토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받을 때마다 자신이 그럴만한 위치인가 하는 생각에 고사해 왔지만 이번 여름에는 IVYUC에서 운영하는 영화방송 아카데미 프로그램에 이후 동참해 꿈을 키워 나가는 학생들에게 도움을 주기로 한 것이다.

“글로벌 교육원인 IVYUC에서 주관하는 프로그램인데 방학 동안 CSUN(캘리포니아 주립대학) 영화학과에서의 수업과 저와 할리우드 관계자들이 학생들의 멘토가 되는 세미나와 멘토링 시간이 포함되어 있어요. 할리우드 영화 관련 시설 견학과 라스베이거스에서 TV라이브쇼도 본다고 하니 영화 일을 하고 싶은 학생들이라면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꿈은 있지만 원하는 게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는 경우 그 길을 가본 누군가가 올바른 이정표를 제시해 준다면 그것 만으로도 많은 시간과 노력을 아낄 수 있잖아요.”

자신의 꿈을 향해 끊임없는 노력으로 지금의 자리에 오른 다이아나 최 씨. 할리우드에서 당당하게 우뚝 선 그녀는 영화계에서 일하고 싶은 한국 학생들에게 좋은 멘토가 되고 싶다고 한다. 그래서 앞으로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계속해서 동참하고 싶다고 한다.

“스케줄이 많아서 바쁘기도 하지만 우수한 학생들이 영화의 본고장 미국 할리우드에 많이 진출한다면 그것도 의미있는 일인 것 같아 힘을 보태고자 합니다. 제가 훌륭한 멘토를 만나 지금의 자리에 서게 되었듯이 저도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될 수 있다면 하는 바람이예요.”

김정환 기자 hwani89@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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