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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쇼핑몰 화재 참사도 '인재'…"비상구 막히고 경보기 꺼져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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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3-26 21:06:14 수정 : 2018-03-26 21: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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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소 37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러시아 시베리아 도시 케메로보의 4층짜리 쇼핑몰 ''겨울 체리''에서 25일(현지시간) 소방관들이 진화작업을 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러시아 시베리아의 도시 케메로보의 한 쇼핑몰에서 25일(현지시간) 발생한 화재로 인한 희생자 수가 최소 64명으로 늘어난 가운데, 이번 참사가 사실상 인재라고 현지 언론이 지적했다. 화재를 알려줄 경보장치는 꺼져있었고, 불이 난 이후 대피로로 안내할 비상구는 막혀 있었다.

타스통신 등 외신은 이번 복합쇼핑몰 화재 참사의 희생자 상당수가 어린이라고 전했다. 케메로보 시내 레닌대로에 있는 4층짜리 쇼핑몰 ‘겨울 체리’는 2013년 문을 연 현대식 복합쇼핑몰로, 영화관과 스케이트 링크, 어린이 놀이시설 등이 몰려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쇼핑몰 마지막 층의 영화관이나 어린이 놀이시설 등에서 불이 시작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쇼핑몰에 있는 영화 상영관 3개 중에 2개가 3층으로 무너져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소방관들은 영화관 등 무너진 건물 잔해 속에서 어린 희생자들을 상당수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어린이 놀이시설에 있는 트램펄린 방의 스펀지 재질에 불이 붙으면서 유독가스가 확산, 피해를 키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재난당국인 비상사태부는 26일 오전 “64명이 숨지고 44명이 다쳐 치료를 받았다”며 “부상자 중 생명이 위독한 11살짜리 소년 등도 있다”고 확인했다. 특히 화재가 번진 층의 CC(폐쇄회로)TV 영상을 확인해보니 아이들이 비상구를 열려고 문을 두드리는 장면이 확인됐다. 

전날 낮 불난 러시아 레메로보 소재 4층 쇼핑몰 ''겨울 체리''에서 26일 새벽 소방관들이 고가 사다리차를 이용해 진화작업에 나선 모습. AFP=연합뉴스
현지 언론은 화재 직후 사망자가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비상구가 막히고 화재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은 상황이라 피해를 키웠다는 분석이다.

희생자 상당수가 어린이 놀이시설과 영화관 등에서 발견됐는데, 유독가스에 질식해 숨진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불이 나자 소방관 230여명과 소방차 50여대가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였고, 이 과정에서 20명이 구조되고 100여명은 긴급 대피했다.

중대 수사 범죄를 담당하는 연방수사위원회는 어린이 실수에 의한 방화, 전선 합선 등 모든 화재 가능성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화재와 관련해 건물주와 이 건물을 빌려 영화관 등을 운영해온 업자, 화재경보기를 꺼놓은 경비 등 4명을 붙잡아 정확한 화재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재영 기자 sisleyj@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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