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중앙지검 수사팀은 23일 새벽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으로 수사관들을 보내 전날 서울중앙지법 박범석 영장전담 부장판사가 발부한 구속영장을 집행했다.
전날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하고 자택에서 대기한 이 전 대통령은 서울 송파구 문정동 서울동부구치소에 수감됐다. 검찰은 경기도 의왕 서울구치소에 박 전 대통령이 수감돼 있는 점을 감안해 두 전직 대통령을 분리수용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박 부장판사는 이 전 대통령의 영장실질심사 출석 거부로 검찰이 낸 서류만을 검토한 뒤 “범죄의 많은 부분에 대하여 소명이 있고, 피의자의 지위, 범죄의 중대성 및 이 사건 수사과정에 나타난 정황에 비추어 볼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으므로 피의자에 대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이 인정된다”며 영장을 발부했다.
헌정 사상 4번째 ‘불명예’ 검찰이 이명박 전 대통령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22일 밤 늦게 법원에서 발부됐다. 전·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전두환·노태우·박근혜 전 대통령에 이어 헌정 사상 4번째다. 사진은 이 전 대통령이 지난 15일 검찰에서 21시간 가량 조사를 받고 서울중앙지검 청사를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하상윤 기자 |
검찰이 이 전 대통령과 별개로 수뢰 의혹이 제기된 부인 김윤옥 여사를 소환조사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대통령 구속영장에 김 여사가 사실상 ‘공범’으로 적시된 만큼 어떤 형태로든 조사가 불가피해 보인다. 검찰은 이 전 대통령 아들 이시형씨, 사위 이상주 삼성전자 전무, 작은형 이상득 전 의원의 형사처벌 여부도 곧 결정한다.
법원이 구속영장을 심사하는 동안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자택 주변은 취재진만 몰렸을 뿐 지지자 응원 방문은 거의 눈에 띄지 않았다.
염유섭 기자 yuseoby@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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