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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역전 초읽기…금융시장 돌발 변수는

입력 : 2018-03-20 19:45:15 수정 : 2018-03-20 19:4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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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자금유출 제한적” / 美 FOMC회의 열어… 0.25%P 인상 확실시
한·미 기준금리 역전이 코앞에 닥쳤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오는 20∼21일(현지시간)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한국 기준금리와 미국 기준금리 상단은 1.50%로 같은 상황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1.5∼1.75%가 된다.

2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번에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되면 10년 7개월 만이다. 역대 세 번째다. 과거 1999년 7월∼2001년 2월, 2005년 8월∼2007년 8월 기간에 두 차례 한·미 금리가 역전됐다. 초미의 관심사는 외국인 자금의 유출 여부다. 자본은 더 높은 수익을 좇아 움직인다. 한국 시장보다 안전한 미국 시장이 금리마저 높다면 돈은 미국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 한·미 금리 역전기에도 외국인 자금 유출입이 적잖았다.

1차 금리역전 다음달인 1999년 8월 주식시장에서는 2억5000만달러, 채권시장에서 16억5000만달러 총 19억달러가 빠져나갔다. 1차 금리역전 기간 19개월 동안 채권시장에서 46억80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주식시장은 반대로 움직여 235억달러 순매수를 나타냈다. 2차 금리역전기 초기인 2005년 9월과 10월에도 외국인 자금은 각각 1억3000만달러, 18억8000만달러 유출됐다.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순매도 규모가 컸다. 2차 금리역전기 24개월 동안 외국인은 주식시장에서 228억9000만달러를 순매도했다.

다행히 이번에는 한국 경제의 기초체력이 튼튼해 자금 유출 위험이 크지 않다는 게 대체적인 전망이다. 투자를 결정하는 요인에는 금리 외에도 기업 실적이나 경제성장률 등이 중요하다. 지금은 글로벌 경기 회복, 반도체 호황 등으로 국내 수출 기업 실적이 좋다. 올해 3%대 성장은 국내외 경제전망 기관들의 일치된 예측이다. 무엇보다 남북정상회담, 북·미 정상회담이 전격적으로 성사되면서 북한 리스크도 줄었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대미 금리차와 금융시장에서 자금 유출이 높은 연관성을 보이는 국가는 중국 등 미국의 주요 트레이딩 대상국”이라며 “한국에선 글로벌 금융시장 불확실성 확대나 북한의 지정학적 위험 등의 요인이 더 큰 영향을 미치고 있어 금리 역전이 반드시 자금 유출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경계감을 늦춰서는 안 된다는 지적이다. 돌발 변수로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기 시작하면 대응할 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자금이 유출되면 주가지수가 하락하는 등 금융시장이 불안해지고, 이는 실물경제와 경제주체 심리에도 악영향을 미친다. 최악의 사태를 미연에 방지하는 차원에서라도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인상 시기를 놓고는 5월설과 7월설이 엇갈리고 있다. 21일 이주열 한은총재의 국회 인준청문회가 끝나고 4월 두 번째 임기가 시작되면 기준금리 인상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 총재는 청문회 서면 답변서에서 “한·미 금리 역전으로 금융·외환시장 가격변수와 자본유출입의 변동성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경계심을 갖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기준금리는 경기와 물가 흐름,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신중하게 판단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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