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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화피난화골(畵皮難畵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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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3-15 23:35:35 수정 : 2018-03-15 23:3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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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발전은 지방자치 역량 제고에 달려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세계화·분권화 시대에 지방자치제도는 주민 삶에 더욱 밀접하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중요한 과제는 지방정치를 제대로 보살필 수 있는 인물 선정이다. 지역을 이해하고 이를 해결할 수 있는 식견, 성실성, 도덕성이 담보되는 인물을 내세워야 하고 유권자는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유권자 관심이 절실하다. 그래서 후보들이 내세우는 정책을 꼼꼼히 따져보고, 그의 삶까지도 제대로 판단하는 게 긴요하다.

‘명심보감’은 이렇게 가르치고 있잖은가. “호랑이를 그리면서 그 가죽은 그릴 수 있어도 뼈는 그리기 어렵다. 사람을 아는 데 그 얼굴은 알아도 마음은 알 수 없다.(畵虎畵皮難畵骨 知人知面不知心)”

그렇다. 유권자는 내 손에 우리 지역의 운명이 달려 있다는 자세로 옥석을 가려야 한다. 후보들 역시 깨끗한 정책대결로 선거운동에 임해야 한다. 상대를 헐뜯고 비방하는 흑색선전으로 지방자치를 진흙탕으로 빠뜨려선 안 된다. 나아가 중앙정치 의제가 지나치게 부각되면서 지방선거의 본질이 훼손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공직자들이 유력후보에 줄을 서는 구태는 개선해야 한다. 부도덕한 후보가 당선되는 불행을 막을 수 있는 길이다.

그래서 “잘못된 지도자는 나라를 암흑에 뒤덮인 것처럼 어지럽게 한다(昏庸無道)”고 옛사람들은 우려했던 것이다. 사실 지방정부의 수장을 잘못 뽑으면 지역주민들이 길 없는 길(無道)에서 우왕좌왕 헤매게 된다. ‘논어’ 계씨편에 나오는 ‘천하무도(天下無道)’에 사리에 어둡고 어리석은 임금을 지칭하는 ‘혼군(昏君)’과 ‘용군(庸君)’을 함께 일컫는 말인 ‘혼용(昏庸)’을 합친 것이다.

물론 후보자 자신이 깨끗하게 임해야 한다. 자신의 정책과 장점을 말할 뿐 상대에 대해 비난해선 안 된다. 아무리 선거판이라고 해도 말을 가려서 해야 하는 것이다. “남을 나무라는 이는 그 사귐이 바르지 못하고, 자신에게 관대하게 용서하는 자는 제 허물을 고치지 못한다.(責人者不全交 自恕者不改過)” ‘경행록’의 가르침이다.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畵皮難畵骨 : ‘호랑이 가죽은 그릴 수 있어도 뼈는 그리기 어렵다는 내용으로 사람 마음을 알 수 없다’는 뜻.

그림 화, 가죽 피, 어려울 난, 뼈 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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