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자들은 두 가지 상반된 방향에서 한국인의 이민자 수용 태도를 평가한다. 한 가지는 한국인이 외국인에 대해 배타적 태도를 가진다는 주장이다. ‘단일민족으로 구성된 한국 사회’라는 믿음을 가진 한국인들은 이민자와 어울려 사는 자세를 갖추지 못했다는 것이다. 다른 한 가지는 소수민족집단이 없고, 종족 갈등도 경험하지 않은 한국인들은 외국인이 국리민복(國利民福)에 보탬이 될 경우 환영하며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주장이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과학연구소장 |
한국노동연구원에서 2017년 시행한 국민의식조사 자료에 나타난 ‘외국인 이민 수용규모 축소·확대 관련 태도’를 살펴보면, ‘줄어야 한다’ 40.1%, ‘지금 수준이어야 한다’ 48.9%, ‘늘어야 한다’ 11.0%였다. 현재 수준이 적정하다는 응답이 가장 많고, 규모 축소가 그다음이며, 규모 확대를 선택한 응답자 수는 적다.
이어 ‘이민자가 한국경제에 기여한다’는 긍정적 의견에 대한 동의·반대 정도를 살펴보면, 영구정착 이민자의 경우 동의 64.3%, 보통 25.7%, 반대 10.0%로 조사됐고, 교체순환 이주노동자는 동의 43.0%, 보통 37.9%, 반대 19.1%로 나타났다. ‘이민자가 한국경제에 기여한다’는 의견에 ‘동의한다’는 반응이 ‘보통’이나 ‘반대’보다 훨씬 더 많다. 한국인들은 정착이민자가 외국인근로자보다 한국경제에 더 많이 도움을 주는 것으로 이해한다.
‘국제 사회조사 프로그램’(ISSP)의 조사자료를 이용해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한국인들은 이민자 수용에 대해 매우 긍정적 태도를 갖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국의 경우 두 가지 주장 중 후자가 더 타당한 것으로 결론 내릴 수 있다.
그렇지만 이민자 수용에 부정적인 응답 비율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민자에 의한 일자리 잠식이 확산될 경우 국민의식은 순식간에 바뀌기 때문이다. 노동시장 상황을 고려한 신중한 이민정책이 필수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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