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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달릴 때 차가운 맞바람이 행복해요…美 시각장애인 아이스하키단

입력 : 2018-03-14 13:00:00 수정 : 2018-03-13 20:3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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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힘껏 달릴 때 뺨에 부딪치는 차가운 맞바람을 느껴본 적 있는가? 얼굴 빨개지도록 뛸 때 피부가 찢어지는 것처럼 와닿는 날카로운 바람 말이다.

그런 느낌조차 알지 못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느낄 수 있다. 모두 스케이트, 정확히 말하면 아이스하키 덕분이다.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의 열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미국의 한 시각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사연이 최근 공개돼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WFSB 등 외신들에 따르면 ‘Hartford Braillers’는 코네티컷 주(州)에서 유일한 시각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단이다. 총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니 이제 1년을 막 넘긴 셈인데, 열의가 무척 대단해 선수단 중 일부는 미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픈 꿈도 키운다.

 

‘Hartford Braillers’는 미국 코네티컷 주(州)에서 유일한 시각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단이다. 작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니 이제 1년을 막 넘긴 셈인데, 열의가 무척 대단해 선수단 중 일부는 미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픈 꿈도 키운다. 매주 한 차례씩 코네티컷 주 하트포드카운티의 뉴잉턴 체육센터에 모이는 선수들은 저마다 포지션을 나눠 비장애인 못지않게 뜨거운 경기를 펼친다. 미국 WFSB 홈페이지 캡처.


매주 한 차례씩 코네티컷 주 하트포드카운티의 뉴잉턴 체육센터에 모이는 선수들은 저마다 포지션을 나눠 비장애인 못지않게 뜨거운 경기를 펼친다.

팀에서 공격수를 맡고 있는 케이스 헤일리는 녹내장을 앓고 있으며, 수비수 짐 사덱키는 10년간 공군에서 복무하고 전역한 뒤 2주 만에 불미스러운 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헤일리는 “시각장애 정도에 따라 공격수가 되거나 혹은 비교적 가만히 설 수 있는 수비수나 골리를 한다”고 설명했다.

골리를 맡은 리즈 보트너와 사덱키는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퍽이 어디서 날아오는지를 알고 막는다.

 
미국 WFSB 홈페이지 캡처.


선수들이 시각장애인 아이스하키를 사랑하는 이유는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도 쉽게 움직일 수 있어서다.

조금만 움직여도 얼굴에 부딪치는 차가운 맞바람은 시각장애인들이 평소 거리에서 느낄 수 없는 행복이자 즐거움이다.

헤일리는 20대 초반 어느날, 갑자기 시력이 나빠지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안 순간, 어느새 그의 다리에는 스케이트가 신겨져 있었다.

이들은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아이스하키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사덱키는 “얼음 위를 가로지를 때 말로 표현하지 못할 행복을 느낀다”며 “아이스하키는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시원한 맞바람이라는 선물을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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