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은 힘껏 달릴 때 뺨에 부딪치는 차가운 맞바람을 느껴본 적 있는가? 얼굴 빨개지도록 뛸 때 피부가 찢어지는 것처럼 와닿는 날카로운 바람 말이다.
그런 느낌조차 알지 못했던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느낄 수 있다. 모두 스케이트, 정확히 말하면 아이스하키 덕분이다.
‘2018 평창동계패럴림픽’의 열기가 무르익는 가운데 미국의 한 시각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들의 사연이 최근 공개돼 보는 이의 가슴을 뭉클하게 하고 있다.
지난 13일(현지시간) 미국 WFSB 등 외신들에 따르면 ‘Hartford Braillers’는 코네티컷 주(州)에서 유일한 시각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단이다. 총 10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작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니 이제 1년을 막 넘긴 셈인데, 열의가 무척 대단해 선수단 중 일부는 미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픈 꿈도 키운다.
‘Hartford Braillers’는 미국 코네티컷 주(州)에서 유일한 시각장애인 아이스하키 선수단이다. 작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니 이제 1년을 막 넘긴 셈인데, 열의가 무척 대단해 선수단 중 일부는 미국 장애인 아이스하키 국가대표 선수가 되고픈 꿈도 키운다. 매주 한 차례씩 코네티컷 주 하트포드카운티의 뉴잉턴 체육센터에 모이는 선수들은 저마다 포지션을 나눠 비장애인 못지않게 뜨거운 경기를 펼친다. 미국 WFSB 홈페이지 캡처. |
매주 한 차례씩 코네티컷 주 하트포드카운티의 뉴잉턴 체육센터에 모이는 선수들은 저마다 포지션을 나눠 비장애인 못지않게 뜨거운 경기를 펼친다.
팀에서 공격수를 맡고 있는 케이스 헤일리는 녹내장을 앓고 있으며, 수비수 짐 사덱키는 10년간 공군에서 복무하고 전역한 뒤 2주 만에 불미스러운 사고로 시력을 잃었다.
헤일리는 “시각장애 정도에 따라 공격수가 되거나 혹은 비교적 가만히 설 수 있는 수비수나 골리를 한다”고 설명했다.
골리를 맡은 리즈 보트너와 사덱키는 조력자의 도움을 받아 퍽이 어디서 날아오는지를 알고 막는다.
미국 WFSB 홈페이지 캡처. |
선수들이 시각장애인 아이스하키를 사랑하는 이유는 누구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도 쉽게 움직일 수 있어서다.
조금만 움직여도 얼굴에 부딪치는 차가운 맞바람은 시각장애인들이 평소 거리에서 느낄 수 없는 행복이자 즐거움이다.
헤일리는 20대 초반 어느날, 갑자기 시력이 나빠지는 것을 깨달았다. 다시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안 순간, 어느새 그의 다리에는 스케이트가 신겨져 있었다.
이들은 앞으로도 포기하지 않고 아이스하키 선수 생활을 이어나갈 생각이다.
사덱키는 “얼음 위를 가로지를 때 말로 표현하지 못할 행복을 느낀다”며 “아이스하키는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에게 시원한 맞바람이라는 선물을 가져다준다”고 말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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